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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연기로… 러시아 두 피겨요정 신기록 경쟁

입력
2018.02.21 17: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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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바 싱글 쇼트 세계신

신예 자기토바 곧바로 기록 경신

알리나 자기토바(OAR)가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알리나 자기토바(OAR)가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8)가 은반을 떠난 올림픽은 러시아 요정들의 독무대였다. 서로 앞다퉈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ㆍOARㆍ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가 결점 없는 연기로 신기록을 작성하더니, 뒤에 등장한 신예 알리나 자기토바(16ㆍOAR)는 더 완벽한 연기로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자기토바는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2.92점을 받아 전체 30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종전 최고점(80.27)을 뛰어 넘는 연기였다. 자기토바보다 먼저 연기한 메드베데바도 81.61점으로 개인 최고점(81.06)을 넘어섰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7~18시즌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부상으로 신음할 때 1인자 자리를 접수했다. 지난해 12월 메드베데바가 없는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우승했다. 평창올림픽 전초전인 지난 1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선 부상에서 복귀한 메드베데바를 꺾고 정상을 지켰다.

올림픽에서도 자기토바는 기선을 제압했다. 자기토바는 ‘블랙 스완’(Black Swan), 메드베데바는 ‘녹턴’에 맞춰 우아하게 플라잉 캐멀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수행했다. 후반 들어 메드베데바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루프, 더블 악셀 점프를 뛰었고 자기토바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점프를 뛰었다. 둘 다 완벽하게 성공했다. 한 손 또는 두 손을 들고 도는 타노 점프로 아름다움도 더했지만 점프의 기본 점수는 보다 난도 높은 러츠 점프를 포함한 자기토바가 더 높았다.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자기토바가 갖고 있는 기량 그대로 발휘했다”면서 “반면 메드베데바는 마지막 점프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방 위원은 또한 “상대적으로 도전자가 정상을 지키려는 자보다 심적인 부담이 덜하다”면서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자기토바가 웃었지만 더 높은 점수가 걸려있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겨낼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다섯 살에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잠시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기도 했다. 그의 부모는 자기토바가 태어난 지 1년 동안 이름을 두고 고민하다가 러시아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카바예바의 연기에 감명받아 ‘알리나’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듬체조 스타의 ‘금빛 기운’을 이어받아서인지, 자기토바는 올림픽 금메달에 한 발짝 다가섰다.

같은 국적, 같은 코치의 지도를 받는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는 23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우정은 잠시 묻어두고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밖에서는 메드베데바와 좋은 관계”라면서도 “다만 빙판 위에 있을 땐 솔직히 경쟁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메드베데바는 “서로 걱정하는 것을 공유할 정도로 친하다”며 “준비한 연기를 깔끔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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