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16일 자신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회장이 되려고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이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주회사 ‘인투리스’설립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대통령(피청구인)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설립 자체가 안 됐는데 어떻게 지주회사가 될 수 있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부인했다. 인투리스 설립을 자신이 지시한 적도, 기획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13일 최씨 등 ‘국정농단’핵심인물들의 3차 공판에서 최씨의 ‘재단 사유화’시도 의혹의 단서로 지주회사 설립 추진 대목을 제시했다. 최씨가 사실상 지배한 더블루K 소속 류상영 전 과장의 진술조서 내용을 근거로 들었는데, 이는 최씨와 박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재단 설립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었다. 류 전 과장이 임의 제출한 ‘신규 법인 인투리스 조직 구조안’에는 최씨가 회장으로 표기됐으며, 최씨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첨부문서도 포함됐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최씨는 이날 이에 대해 “류 과장이 더블루K와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우회 지배하는 인투리스 기획안을 보냈는데, 저는 그런 거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검사가 (기획안을) 갖고 와서 ‘바른 대로 얘기하라’며 강압적으로 얘기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류상영은 고영태가 더블루K를 폐업하기 한 달 전에 자기 친구라고 (데려 와서) 잠깐 일을 시키 사람”이라며 “(류 과장과) 친분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그럼 두 사람에게서 모함을 당했다는 취지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여진다”고 답했다.
최씨는 형사재판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사이가 틀어진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의상실 영상을 제공하는 등으로 자신을 궁지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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