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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가장한 미사일 ‘광명성 4호’... 은하 3호와 크기 비슷하지만 추력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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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가장한 미사일 ‘광명성 4호’... 은하 3호와 크기 비슷하지만 추력 강해

입력
2016.0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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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체 무게 2배 늘고 추력 향상… 안정적 발사기술 확보

ICBM 임박했지만 재진입체, 탄두소형화가 관건

북한이 7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지 4시간여 만에 해군이 서해상에서 수거한 발사체의 페어링(덮개). 국방부는 “겉면에 적힌 숫자는 제작과정에서의 일련번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7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지 4시간여 만에 해군이 서해상에서 수거한 발사체의 페어링(덮개). 국방부는 “겉면에 적힌 숫자는 제작과정에서의 일련번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7일 발사한 광명성4호에 대해 국방부는 “위성 발사를 가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규정했다. 국방부는 또 “2012년 12월 발사에 성공한 은하3호와 이번 광명성4호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두 차례 연거푸 발사에 성공하면서 사거리 1만2,000㎞에 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에 필요한 기술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추가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성발사가 아니라 왜 미사일인가

2012년 은하3호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발사체가 위성인지 미사일인지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이번에도 재연됐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우주공간에 띄운 탑재체가 지구궤도를 돌고 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도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탄도미사일, 특히 ICBM의 핵심은 발사체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는 ‘재진입체’기술이다. 북한은 추진체나 단분리, 유도조종장치 등 다른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만 아직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재진입 과정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우리 군이 이번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보는 근거는 북한이 사용한 연료 때문이다. 통상 우주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사용하는 반면 북한은 적연질산을 연료로 썼다.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한데다 적연질산을 이용한 발사체는 유도탄으로도 쓸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북한은 이미 실전 배치한 스커드ㆍ노동ㆍ무수단 미사일에 모두 적연질산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일 “위성발사 로켓에 탄두를 달고 항법ㆍ유도장치와 재진입 기술을 더하면 탄도미사일이 되기 때문에 동전의 양면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ICBM 확보 임박한 北 미사일기술 수준은

국방부는 광명성4호의 사거리를 1만2,000㎞ 정도로 분석했다.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수준이다. 남은 관건은 핵무기를 얼마나 소형화해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느냐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에 비춰 북한이 200~250㎏의 탑재체를 우주궤도에 띄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12월 은하3호의 탑재체 무게가 100㎏인 것에 비춰 2배 늘어난 셈이다. 250㎏정도의 탄두소형화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미국 만이 확보한 수준에 해당한다. 북한은 이미 노동미사일 등에 무게 1톤 이내의 탄두를 실어 쏠 수 있는 것으로 평가 받지만 장거리미사일에 실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따라서 아직은 더 무거운 탄두를 멀리 보내기 위해 발사체의 성능을 높여야 하는 상태다.

이에 광명성4호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소시간이 120초라고 밝혔다. 2012년 12월 은하3호의 163초에 비해 한참 짧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은하3호와 광명성4호의 크기와 형상이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같은 크기의 발사체로 2배 무거워진 탑재체를 우주에 띄우기 위해 1단 추진체가 더 큰 추력을 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단분리와 유도제어기술이 향상된 것 같다”고 언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레이더가 막판 미사일 놓쳐 옥에 티

북한이 7일 발사한 미사일의 궤적을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더가 끝까지 추적하는데 실패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해군은 이지스함 3척 중 수리 중인 1척을 제외한 2척을 서해와 제주도 해상에 투입했는데, 미사일 궤적이 발사 후 6분 만에 사라지면서 한때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다”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같은 시각 미국은 “탑재체가 우주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반면 우리 군은 우왕좌왕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지스 장비는 정상작동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발사 당시에는 포착하지 못한 2단 추진체 분리과정과 탄두를 실은 3단 추진체를 이번에는 추적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군 관계자는 “3단 추진체와 탄두를 추적하기 위해 레이더를 업그레이드 했지만, 레이더에 반사되는 면적이 워낙 적다 보니 화면에서 일찍 소실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9일 공개한 페어링(덮개) 외에 1단 추진체 관련 부속 여러 개를 9~10일 사이 서해상에서 인양해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11일 분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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