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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GDP 쇼크… 더 커지는 엔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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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GDP 쇼크… 더 커지는 엔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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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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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소비세 인상 연기·추가 양적 완화

아베정부 벼랑 끝 전술 우려 고조, 원·엔 환율 800원대 진입 가능성

1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직원들이 원·엔 실시간 환율이 표시된 대형 모니터 앞에서 일하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 실적 발표로 엔저 공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1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직원들이 원·엔 실시간 환율이 표시된 대형 모니터 앞에서 일하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 실적 발표로 엔저 공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막대한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충격에 빠진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계획 연기, 조기 총선, 추가 양적완화 검토 등 한층 공격적인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두가 엔저(低)를 가속화하는 요인들이다. 지난주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의 엔저 드라이브를 작심하고 비판했지만, 앞으로 더욱 거센 엔저 파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는 우리로서는 그만큼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4%(연간으로 환산한 연율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2.2%(연율)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은 2분기에도 -1.9%(연율 -7.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어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뒷걸음치는 ‘경기침체기’에 접어 들었다.

부진한 성장의 주 요인은 올 4월 소비세 인상(5→8%)의 후유증이다. 2분기에 잔뜩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3분기엔 풀릴 것이란 일본 정부의 예상과 달리 개인소비는 전기대비 0.4% 증가에 그쳤고 설비(-0.2%)ㆍ주택(-6.7%) 투자는 오히려 뒷걸음쳤다.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그간 시장에 설로 떠돌던 경기 반전 카드를 더욱 서두를 분위기다. 당장 이번 주중 내년 10월로 예정됐던 소비세 2차 인상(8→10%) 계획 연기를 선언하고 다음달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 재신임을 위한 조기 총선을 실시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본은행이 이달이나 다음달 중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엔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일종의 도박과도 같았던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부딪칠수록 더 강한 도박(돈 풀기)을 감행하는 것 외엔 별다른 탈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의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직후,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17엔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경기둔화 우려에 일본 증시가 급락하고 환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115엔대로 후퇴했지만 조만간 상승을 재개할 거란 예상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우리 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 환변동보험 가입 활성화 등 ‘엔저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엔 외환시장 미세 개입을 통해 원ㆍ엔 환율 안정을 유도하고 있지만 단기 충격완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박 대통령이 G20에서 시도한 환율 안정 국제공조 노력 역시 저마다 제 코가 석자인 강대국들을 움직이기는 어려운 상태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조만간 엔ㆍ달러 환율 125엔, 원ㆍ엔환율 800원대 진입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익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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