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진상규명 수사 요구안 제출
與 반대… 야권내서도 절차엔 이견
본회의 통과까진 진통 불가피할 듯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한 상설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한다. 야3당은 5일 ‘경찰폭력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요구안’을 국회 의안과에 냈다. 2014년 2월 상설특검 도입을 위한 법이 제정된 이후 상설특검 요구안이 제출된 것은 처음이다. 요구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제1호 상설특검’이 된다. 그러나 요구안 처리 절차에 대한 각 당의 해석 차가 커 실제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요구안 제출 직후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오늘까지 1년 가까이 됐는데 중간 수사 발표도 없고 수사에 진전이 없다”며 “이 사건은 국가와 개인의 문제인데 검찰이 정치적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특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야권이 상설특검 추진에 나선 것은 새누리당의 거듭되는 안건조정신청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다.
이번 사건에 한정한 별도의 특검법안이 제출될 경우 새누리당이 안건조정신청을 통해 최장 90일 동안 법안 추진을 막을 수 있는 반면, 상설특검 요구안은 이를 우회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야권은 판단하고 있다. 상설특검법에는 발동 요건 중 하나로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을 규정하고 있다. 야권은 전날부터 개별 특검법 제정과 상설특검 활용 등 두 장의 카드를 놓고 고민하다 상설특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스스로 만든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고, 특검 도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을 설득하고 수용 가능성을 높일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상설특검 요구안이 본회의에서 상정되기 전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백남기 농민 관련 청문회도 이미 연 데다,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하자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야당이 상설특검을 요구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의사 일정에 합의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야권 내부의 의견 차이도 존재한다. 이정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설특검 요구안을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결국은 법사위를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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