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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가능성 보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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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가능성 보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입력
2015.10.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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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디자인비엔날레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전은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현대 고층 주택 디자인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전시다. 르 코르뷔지에는 가구 인테리어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ㆍ피에르 잔느레와 협업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전은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현대 고층 주택 디자인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전시다. 르 코르뷔지에는 가구 인테리어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ㆍ피에르 잔느레와 협업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전시주체가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광주디자인센터로 바뀌며 과도기에 놓인 201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15일 개막하며 첫 시험대에 올랐다. 주제 전시관에 전시보다는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한 전시답지 않은 전시가 자리잡은 반면, 디자인 개발 과정을 공개한 연구개발(R&D)전 등에서는 비엔날레에서 기대할 만한 창의성이 엿보인다.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핵심 전시로 내세운 ‘동서가치의 융합, 신명’전은 광주의 중소기업과 이탈리아ㆍ한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연결시키는 9개의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주방용품과 조명등 등 아홉 가지를 전시 후 곧바로 시판 가능하게 준비했지만, 최경란 전시총감독의 구상대로 “동서양의 디자인을 조합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엔날레 홍보를 위해 7월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에 선보인 국제홍보상징관은 고려 청자 위에 국내외 디자이너 50명이 만든 문양을 새긴 것이다. 이 역시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한다기보다는 동서양 디자이너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구성한 나눔 이벤트의 성격이 짙다.

주목할 만한 전시는 오히려 전체 관람 동선의 가장 뒷부분이라 놓치기 쉬운 5관에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전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의문을 던지고 이에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한국ㆍ중국ㆍ인도ㆍ영국 디자인팀이 참여한 연구개발(R&D) 전시다. 중국 중앙미술학원의 쉬핑 교수팀은 중국 허난성의 빈곤한 농촌 지역을 연구했다. 이들은 농민들의 삶의 양식을 유지하면서도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는 새로운 건축 설계를 네 가지 고안했다. 칭화대학교 미술학원 4개 연구팀은 역사도시 베이징의 건축을 재검토하고 녹지와 도시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공공의 삶’을 부활시키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전남대 건축학부 이효원 교수팀은 아파트를 대체할 공동체주택 모델을 디자인했는데 이는 광주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실제로 반영될 예정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관 '아시아디자인허브'전 중 일본 디자인관 현장.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하시모토 가즈유키가 디자인한 '창작 다도실'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관 '아시아디자인허브'전 중 일본 디자인관 현장.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하시모토 가즈유키가 디자인한 '창작 다도실'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제공

한중일 디자이너들이 동양의 전통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아시아디자인허브’전도 볼만하다. 한국의 남미혜는 반원형 테이블에 은입사 공예를 실험했고 일본의 하시모토 가즈유키는 정원에 노송나무를 소재로 만든 현대적 감각의 다도실을 설치했다. 이탈리아 신세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한 ‘뉴 이탈리아 디자인’특별전,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가구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ㆍ피에르 잔느레와 협력해 제시한 혁신적 인테리어 디자인을 소개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전도 눈길을 끈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총 예산이 2013년의 절반인 23억원대로 축소됐고 일정도 두 달에서 한 달로 줄어들었다. 비엔날레 전시관 외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송정역 등 세 장소에 걸쳐 전시를 진행하려던 구상도 미완에 그쳤다. 최경란 총감독이 3월 말 선임된 이후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알레산드로 멘디니 등 세계적 디자이너를 초빙하며 비엔날레의 구색을 맞췄지만 이는 임시변통일 뿐이다. 최 총감독은 “전시가 끝난 후 미비점을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 말했다.

광주=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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