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아침을 열며] 북핵 위기와 더불어 살기

입력
2017.09.12 15:30
0 0

과연 북한은 다음에는 무엇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인가? 북한은 8월 27일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2,700㎞를 날아가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최근 이 두 차례의 도발은 우리 국민에게 주는 위협의 정도나 동북아 안보질서에 주는 충격에서 종래의 도발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북한이 괌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며, 6차 핵실험의 폭발 위력은 거의 1년 전에 있었던 5차 핵 실험에 대비해 최소 5배(국방부)에서 최대 16배(일본 정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6차 핵실험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 폭탄두 실험용이라고 발표하여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한반도의 위기상황이 더 위험하고 더 불확실하며 더 암담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1994년의 1차 북핵 위기와 2002년의 2차 북핵 위기 때와 같이 적대적 위협을 중단하고 협상을 타결하여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을 조기에 끝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물론 북한 또한 이 상황에서 평화 협상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와 더불어 유엔의 제재 강화를 통해 북한에 무력시위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로 인해 북한의 핵실험을 중단시키는 데는 불충분하다. 설사 유엔 제재의 강도가 극도로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90년대 후반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에 33만 명의 아사자를 내면서도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 우리의 기대만큼 대북 제재의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이 극도로 위험한 치킨 게임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동시에 점차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협상을 시작할 전기가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타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장기화되어 가는 북핵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불편한 진실의 해답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 도발 위협을 일시적 위기 상황이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사는 것이다. 1953년 7월 휴전 이후 북한의 포격 사정권 안에서 64년을 살아 왔듯이 앞으로도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과 더불어 일상의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우리에게 익숙한 뉴스가 되었다. 북한은 2016년 핵실험 2회와 미사일 20회를 발사하고, 금년에는 미사일 발사 15회와 핵실험 1회로 매달 거의 평균 2회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무력시위의 목적은 분명하다. 그것은 미군을 철수시킴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보호로부터 한국을 분리하는 한편, 군사적 위협을 통해 한국의 정치와 경제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즉 북한의 최종 목표는 미국을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고립시켜 ‘평정’하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과 미국 간의 갈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데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 사회가 분열하고 갈등할수록 북한은 더 높은 강도의 무력시위로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 위협 시대를 더불어 사는 최선의 대응책은 개인적으로는 평상심을 챙겨 일상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며, 사회 전체로는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국민들의 단호한 단결력과 응징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위협이 듣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은 없다. 지난 64년을 그래 왔듯이 경계는 하되, 흔들림 없이 생활하자.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