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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 실체 논란 가열

입력
2014.12.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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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시기 인사 강행 보이지 않는 손 있다"

"지나치게 과장된 얘기 경쟁자들이 부풀린 것"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고 이광구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사진은 이 내정자.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고 이광구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사진은 이 내정자. 우리은행 제공

“대통령 측근 조직인 서금회(서강금융인회) 멤버가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것은 금융산업의 독립성을 후퇴시키는 관치금융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것이다.”(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어느 시절에나 내정설은 있었다. (서금회 논란은) 시장에서 만들어낸 얘기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 자체도 이상한 표현이다.”(신제윤 금융위원장)

일찌감치 내정설이 돌았던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결국 차기 우리은행장에 낙점되면서 그가 속한 서금회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단순 친목모임”이라는 게 서금회 멤버들의 일관된 주장이지만 사전 내정설이 현실이 되자 서금회를 밀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에 대한 의혹은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다.

금융권, 나아가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금회의 실체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얘기들이 적지 않다. 7일 서강대 출신 한 정치권 인사는 “단언컨대 현 정부에서 경제 쪽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핵심 인사들 중 서금회와 연을 닿고 있는 이는 없다”며 “현 정부 들어 서금회 모임이 다소 활기를 띠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끈끈한 결속력을 지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금회 실체를 부인하는 금융당국의 시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실제 이 행장 내정자나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내정자는 능력 면에서는 상당 부분 검증이 된 인물이다. 특히 홍 내정자의 경우 당초 유력후보가 투서 등으로 밀려나면서 뒤집기에 성공한 케이스여서 사전 내정설과도 거리가 있다. “경쟁자들이 서금회를 부풀려 견제하려고 한 것 같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이유다. 서금회의 한 멤버는 “괜한 오해 때문에 앞으로 서금회 인사들이 역차별을 당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장에 서금회 출신을 끝까지 밀어붙인 것을 감안할 때, 서금회를 밀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완전히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권 고위 인사는 “청와대 내부 권력 갈등이 불거져 나오는 시기인 만큼 정권에 줄을 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판단해 밀어 붙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설령 그 배후가 서금회가 아니라고 해도 또 다른 윗선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직 관료는 “이 내정자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청와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논란을 무릅쓰고 인사를 강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서금회가 아니라면 다른 연줄이 작용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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