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19명의 멤버로 활동 중인 걸그룹 SNH48의 열기가 중국에서 뜨겁다고 블룸버그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3년 전 결성된 SNH48은 일본 아이돌 그룹인 AKB48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만든 모방 그룹으로 중국 전역에서 멤버를 선발했다. SNH은 상하이(上海)에서 따온 이름이며 이들의 콘서트는 몇 분 만에 매진되고 멤버들을 보기 위해 공항에는 수백명의 팬이 몰린다.
인터넷 비디오 게임 산업가 왕 즈지에 씨가 ‘상하이 스타 48 컬쳐 앤 미디어’를 설립하고 기획한 SNH48 밴드의 인기가 치솟자 세계 다국적 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펩시콜라, 소니, 레이스 포테이토칩 등 유명 브랜드에서 SNH48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기획사의 기업가치가 수억달러까지 커졌다. 벤처 기업들의 러브콜도 끊이질 않는다. ‘스타트업의 대부’라 불리는 전 구글 차이나 사장 리카이 푸도 이 밴드에 투자했다. 왕 씨는 “회사의 작년 매출은 3천만 위안(약 55억원)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3억위안(약 55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수입의 70%가 레코드 판매나 콘서트 티켓 등 전통적인 경로에 의존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팬들을 ‘직접적인 참여자’로 만들어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왕 씨는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보는 동안 온라인 화폐로 꽃을 구입해 가장 마음에 드는 멤버에게 선물하는 방식 등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중국의 메신저 위챗이나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인기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멤버의 수입에도 반영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멤버에게는 매달 별도 상금 5만위안(약 918만원)을 줄 예정이다.
멤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가장 최근 오디션이 열린 지난 6월에는 12만6,000명의 지원자가 몰려 그중 48명만 선발됐다. 선발된 인원은 4개월간 노래, 춤, 쇼 호스팅 등을 배우며 혹독한 군대식의 훈련을 거친다.
14~22세 여성층만 지원할 수 있고, 멤버는 몇 개의 팀으로 나뉘어 교대로 무대에 선다. 왕 씨는 “일본그룹을 모방했던 초기와는 달리 점점 본연의 색을 찾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팬들 80% 이상이 30대 이하의 젊은 남자들이지만, 점차 팬 층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연구그룹의 협회장 제임스 로이는 “SNH48 그룹의 폭발적 인기는 중국 소비자들이 소비패턴이 생활을 벗어나 오락과 여가에 지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은 정체 상태지만, 문화와 관련된 경험이나 재미를 공략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