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가입 완화로는 미흡”
완전한 폐기 주장… 당론 분열
지도부는 트럼프에 “도와달라”
미국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표적 공적인 ‘오바마케어(ACAㆍ건강보험 의무화법)’를 뒤엎기 위해 내놓은 대체 건강보험제도 구상이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의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모임인 ‘하우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7일(현지시간) 당 하원 지도부가 전날 발표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랜드 폴 (켄터키) 상원의원 등 약 30명의 의원은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체안은 오바마케어의 ‘아류(lite)’에 불과하다”며 “의회를 절대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외 최소 4명 이상의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성장을 위한 클럽, 프리덤 워크스 등 유력 보수성향 시민단체들도 “오바마케어와 비슷한 수준이다”라며 대체안을 막아서고 나섰다.
공화당의 대체안은 건강보험 가입의 강제성을 낮추는 내용이 주다. 건강보험 미가입자에게 매기는 벌금 및 50인 이상 고용 기업에 부여한 보험 제공 의무를 없애는 대신, 보험 가입 시 세액 공제 혜택을 늘려 가입을 간접 유도하겠다는 게 공화당의 구상이다. 이를 두고 일부 수정이 아닌 오바마케어의 완전한 폐기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민주당은 반대로 “부자와 보험회사들만 이득을 보는 안”이라며 법안을 막아서고 있다.
건강보험제도 개편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능력을 보여 줄 첫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상ㆍ하 양원에서 다수를 점한 공화당이 당내 합의를 이루면 민주당 동의 없이도 법안 통과가 가능한 상황에서,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공화당 결집을 위해 당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오바마케어는 완전한 재앙”이라며 협상 돌파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체 당론으로 대체안에 반대한다는 가정 아래 공화당은 상원에서 2표, 하원에서 22표 이상 이탈을 허용할 수 없어 세액 공제 등 반대파 의원들이 문제삼는 부분에 대한 조율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비교적 유리한 기회다. 공화당 의원 일부가 현재 법안에 반대한다 해도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변화를 무산시켜선 아무런 정치적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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