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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에도 계속되는 '대망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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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에도 계속되는 '대망론의 꿈'

입력
2015.05.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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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정치인들 불신에 반사이익"

潘 잠재적 대선주자로 주시 여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은 무산됐지만 여전히 그는 한국 정치판의 중요 변수다. 반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손사래를 치긴 했지만 명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아 여야 공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방북이 성사돼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라도 트였다면 차기 대선주자로서 위상도 더욱 굳어졌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반 총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방북 의사를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방문 무산에도 불구하고 반 총장의 방북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론도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15∼16일 실시된 여론조사의 ‘대통령 적합도’ 항목에서 그는 36%를 넘는 지지를 받았다. 기존 후보군과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그를 잠재적 대선주자 반열에서 주시하고 있다. 그의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이 대선을 딱 1년 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반기문 대망론’은 동교동계의 맏형 격인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부추겼다. 지난해 11월 권 고문은 “반 총장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서 ‘(반 사무총장이) 새정치연합의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기문 야당 대선 후보론’의 배경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 총장이 야권이 아닌 여권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야권은 상대적으로 잠재적 후보군이 다양한 반면, 여권은 그렇지 못하다”며 “최근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낙마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대신하는 충청권의 잠룡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기문 신드롬’이 그야말로 신기루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역대로 제3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경우가 없지 않지만 성공한 사례는 전무한데다 그의 정치력은 검증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아직은 어느 정당에도 배타적인 인물이 아니기에 기성 정치인에게 불신을 갖는 중도 표심이 반 총장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 총장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경우에도 지지 여론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할 경우도 가정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이 대선에 직접 뛰어들지 않더라도 그가 어느 편에 서는지는 주요 변수가 된다”며 “그래서 차기 대선은 ‘반기문 대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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