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여름 감기증상…바이러스수막염 의심해야

보건복지부 제공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바이러스성 수막염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엔 9세 이하 아동 환자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5개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바이러스수막염 환자 수는 2012년 1,959명에서 2016년 3,273명으로 1.7배 늘어났다. 특히 9세 이하 아동 환자는 같은 기간 740명에서 1,923명으로 2.6배 급증했다.

환자 수 증가의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어린이 수가 늘어난 것이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수막염은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감기와 달리 여름철에 걸리기 쉽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더 취약하다. 2012~2016년 5년간 월별 통계 자료를 보면, 전체 환자 수 대비 9세 이하 환자 수 비율은 7월 65.9%, 8월 54.7%에 달했다.

신혜정 국립중앙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바이러스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가 주로 여름과 가을에 발생해 소아에게 감염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개인별 위생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뇌의 연질막과 거미막 사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뇌수막염의 일종인 바이러스수막염은 세균성 수막염보다 증세는 가볍지만 경구 감염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감염되면 고열과 두통, 경부강직(머리가 아프고 목 뒤가 뻣뻣해지는 증세),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단,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가진 사람은 7~10일이면 대부분 완치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뇌막의 구조. 보건복지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