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논설위원

등록 : 2017.05.19 18:00
수정 : 2017.05.19 18:00

[사설] 문 대통령-5당 대표 첫 회동...같음보다 다름을 잘 챙겨야

등록 : 2017.05.19 18:00
수정 : 2017.05.19 18:00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낮 청와대로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초청, 오찬회동을 가졌다. 지난 10일 취임과 동시에 탈권위와 소통, 개혁과 통합의 파격적 행보를 보여 온 지 10일째 되는 날에 문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의 여야 지도부와 만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역대 대통령은 청와대의 우월의식에 취한 듯 대부분 취임 후 한 달이 넘어서야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반면 문 대통령은 여야 회동을 통해 약속대로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삼고 공존과 협치를 국정운영의 축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서둘러 밝혔다. 곧 숱한 현안과 맞닥뜨릴 새 정부가 국정동력을 얻으려면 국회 특히 야당의 협조가 불가결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과 2시간 이상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먼저 여ㆍ야ㆍ정 국정 상설협의체 운영과 공통 대선공약 우선 추진을 제안했고, 5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해 구체적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검찰 및 국가정보원 개혁, 방송개혁도 추진과제에 올랐고, '사드, 신중 접근'으로 야당에 화답했다. 향후 실무협의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협치의 큰 틀에 공감하고 협력하기로 한 것은 상견례 이상의 회동 성과로 꼽을 수 있을 듯하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사인 개헌문제에 대해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반드시 개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제 5ㆍ18 37돌 기념사에서 '5ㆍ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개헌을 언급한 것보다 더 강한 어조다. 선거 때의 개헌 공약을 매번 뒤집었던 역대 정부와 달리, 자신은 개헌 문제부터 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말에 강박관념을 갖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며 "어떤 경우든 개헌에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생각이 없다"고 덧붙인 것은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국민의사가 배제된 국회 주도의 개헌엔 부정적 견해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회동에 대해 청와대와 여야 5당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사드나 추경 문제 등 구체적 쟁점을 놓고 다투거나 의견을 조율한 만남이 아니라 대화의 틀을 만들자는 것이었으니 사실 좋고 나쁘고 할 것도 없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것은 회동에서 나누고 확인한 신뢰의 폭과 깊이다. 말과 글로 협치를 아무리 떠들어도 '다른 생각'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으면 문재인식 개혁은 내내 소음만 내다가 누더기가 되기 십상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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