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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허 시험 첫날… 줄줄이 불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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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허 시험 첫날… 줄줄이 불합격

입력
2016.1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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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제도 시행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강남면허시험장 민원실 시험 접수처가 한산하기만 하다. 배우한 기자
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제도 시행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강남면허시험장 민원실 시험 접수처가 한산하기만 하다. 배우한 기자

지난해 7월 운전면허 필기 및 장내기능시험에 한 번에 합격한 대학생 최현태(23)씨는 도로주행 시험에서 떨어졌다. 1년 반이 지난 22일 그는 다시 한 번 시험에서 미끄러졌다. 올해는 도로주행이 아닌 기능시험부터 만만치 않았다.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최씨는 “T자 코스(직각주차)에서 차선을 4번 밟아 실격 처리됐다”며 “지난해 만점을 받은 기능시험에 불합격하니 아무 생각도 안 든다”고 허탈해 했다.

‘불면허’ 시험 첫날 서울 시내 면허시험장 곳곳에서는 이런 아우성이 빗발쳤다. 장내기능 시험 합격률이 급감하는 등 강화된 운전면허 시험의 위력을 실감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은 건 예상대로 새롭게 추가된 T자 코스였다. 좁은 폭의 T자 코스에서는 검지선(檢知線)을 2번만 침범해도 20점이 감점돼 합격 최저 점수인 80점이 된다. 검지선을 연거푸 밟아 불합격한 고교 3학년 노연희(18)양은 “가상화면으로 연습한 것과 달리 실전은 훨씬 어려웠다. 코스를 확실히 숙지해 응시하는 편이 나을 뻔 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실제 이날 기능시험 합격률은 크게 떨어졌다.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강남시험장에서 기능시험에 도전한 23명 중 합격증을 손에 쥔 응시자는 단 7명. 시험부 관계자는 “합격 비율이 70~80%에 달했던 기존 시험에 턱 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아무래도 새로 생긴 T자 코스와 경사로에서 실격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좌ㆍ우회전과 가속코스, 50m에서 300m로 늘어난 주행거리 역시 응시자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루 전만 해도 예비 운전자들로 붐볐던 면허시험장은 익숙지 않은 시험에 지레 겁먹은 도전자가 많은 탓인지 텅텅 비어 있다시피 했다. 민원팀 관계자는 “접수 규모가 평일 기준으로 전날의 20~30%에 불과하다”며 “대기인이 한 명도 없을 정도여서 직원들조차 달라진 제도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는 중”이라고 전했다.

불합격한 응시자들은 안전운전 문화를 만들겠다는 제도 변경의 취지는 이해하는 만큼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교생 도현태(18)군은 “어렵기는 해도 추가된 내용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필요한 항목이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인선(21)씨도 “새로운 기능시험은 운전할 때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를 요구한다”며 “그 때문에 불합격했지만 학원에 가서 제대로 배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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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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