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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적령기 넘겨서… 취직했지만 업무 불만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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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적령기 넘겨서… 취직했지만 업무 불만족으로…

입력
2015.02.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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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치 낮추는 달관세대" 분석

취업적령기로 통하는 만 23세~27세를 넘긴 이들에게 취업전선은 냉혹하다. 그래서 경력과 스펙 디스카운트는 이 시기를 넘긴 이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년 전 모 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고 모(29)씨는 졸업 전부터 2년 간 한 언론사에서 파견직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비정규직 연한에 걸려 그만뒀다. 이후 1년 여 동안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수십 차례 지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전공이나 경력과 관계가 없다며 퇴짜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 한 정보기술(IT) 기업 면접장에서 들은 말은 충격이었다. 면접관은 “이 나이가 되도록 입사를 못했다면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입사하면 3, 4세 어린 사람들이 선배가 될 텐데 우리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간 모아둔 생활비까지 바닥난 고 씨는 결국 한 온라인 논술학원에 계약직 교사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졸업시점을 6개월 전으로 고치고 불필요한 질문을 피하기 위해 언론사 근무 이력도 밝히지 않았다. 고 씨는 “학교 다닐 때 각종 동아리와 대외 활동으로 바쁘게 지냈고 졸업 후에도 눈코 뜰 새 없이 일만 했는데 아무것도 인정 받지 못하다니 허무하다”며 “이제는 경력을 다 버리고서라도 어디든 정규직으로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취직 후 업무에 대한 불만족으로 더 나은 업무 환경과 희망 직종을 찾아 경력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원치 않는 직종이지만 일단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입사한 뒤 직급과 연봉을 낮춰 이직하는 것은 이미 흔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국내 최대 전자업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직으로 1년 여 근무하다가 올해 초 게임업체 신입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 모씨(29)도 이런 경우다. 이씨가 내로라하는 대기업 근무 경력까지 감추며 이직을 감행한 이유는 이전 직장이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컴퓨터관련 학문을 전공한 이씨는 대학 때부터 전공에 흥미가 없었지만, 빠른 취직을 위해서 전공을 살리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 뒤 대기업에 안착한 이씨는 재직 중 수 차례 지원서를 넣은 끝에 마침내 제2의 직장을 찾게 됐다. 이씨는 “아무래도 경력직으로 입사하면 공채 출신보다 승진이나 연봉 등에서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게 돼 1~2년 늦더라도 신입으로 다시 들어가는 게 낫다”며 “흔히 서른 살을 넘기면 취직이 더 어렵다고 해 어떻게든 올해 안에 합격하려 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력과 스펙 디스카운트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달관 세대’의 특징으로 꼽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을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달관세대라 일컬었다. 이어 그는 “기성세대와 현 제도권,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표현하는 시위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정새미 인턴기자(이화여대 기독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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