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적 여론 수렴 창구인 정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가운데 건강한 정당정치 구현 방안을 제안한 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연수원(원장 김진배)과 명지대 미래정치연구소(소장 윤종빈)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정당학회가 후원한 ‘19대 대선, 정당의 국민소통 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가 18일 서울 베스트웨스턴 국도호텔에서 열렸다.
장훈 중앙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정당활동 과정에서의 유권자 소통 강화 ▦정당조직 운영에서의 유권자 연계 강화 ▦정당정책의 대국민 홍보 효과성 제고라는 3대 발제 이후 토론이 진행됐다.
한의석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정당의 유권자 소통 전략을 국내 정당과 비교, “한국 정당은 옛 지구당 제도를 폐지해 정당과 국민과의 연계나 소통 기능이 약화됐지만 일본 자민당은 지역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별 청년ㆍ여성ㆍ무당파층를 향한 접촉 빈도를 높이고 홍보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등 다가가는 정당으로 분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교수는 “일본 자민당은 정치인을 배출하는 중앙정치대학원과 정치학교, 온라인 유권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온라인 조직 정비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경미 전북대 교수는 최근 각 정당이 당내가 아닌 외부 인력을 동원해 정당 개혁의 키를 맡기는 방식을 지적하며 “정당개혁은 내부적 동향을 잘 아는 정당 당원이 주축이 되도록 하고 그 동력을 활용해야 한다”며 “새로운 인사의 참신성과 전문성에만 기대면 국민으로부터 단기적인 관심은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유권자에게 실망을 안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메니페스토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회옥 명지대 교수는 “선거 직전에 공약을 급히 작성하기보다는 적어도 선거가 실시되기 몇 달 전부터 정당의 정책을 논의하고 작성함으로써 같은 당 후보자들 간의 공약을 서로 조절하고 유권자에게 당의 공약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진배 선거연수원장은 “정당정치의 위기는 국민의 다양한 이해와 관심에 대해 정당이 소통해 알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종빈 소장도 “최순실 사태로 대한민국호는 ‘정치적 대표’를 향한 불신으로 큰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 그를 견제하지 못하는 국회의 무능, 이 국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정당(교섭단체)의 국민 소통 부재가 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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