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운송업체로부터 셔틀버스 노선 재계약 등을 빌미로 뒷돈을 받은 전직 리조트 회사 임직원이 구속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원도 소재 유명 리조트의 셔틀버스 총괄팀장을 지냈던 이모(49)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버스운송업체 대표 A씨 등 4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워터파크와 스키장을 운영한 리조트와 서울·경기지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노선 배정과 배차 관리를 총괄했던 이씨는 재계약과 증차를 빌미로 업체 측에 돈을 요구했다. 왕복 1회당 1~2만원의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2010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뒷돈 3억6,000여만원을 챙긴 이씨는 수시로 골프와 유흥주점 접대도 받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당국의 수사와 회사 자체감사에 대비해 부하 직원에게 버스운송업체 대표들을 직접 만나 돈을 받아오게 하거나, 송금 받을 계좌를 빌린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업체로부터 챙긴 뒷돈 가운데 8,200만원을 자신의 상사인 이모(63) 이사에게도 상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 범행을 묵인해준 대가였다.
버스업체 대표들은 경찰 조사에서 한결같이 "리베이트 영업은 업계의 오랜 관행인데다, 이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배차를 받지 못해 부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 4곳의 대표들도 모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 등 유사 갑질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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