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이용객 수 91만명 넘어
기사 수도 7만명… 조합 콜택시 능가
"이용 편리" 입소문 타고 고객 급증
불법영업 논란으로 주춤한 우버
해외선 점심 배달ㆍ헬기 수송 등 인기
非택시 서비스로 국내 재진출 전망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보기술(IT)과 운송업계를 동시에 달아오르게 만든 사건은 바로 모바일 택시의 등장이다. 스마트폰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택시를 부르는 모바일 택시 서비스는 편리함을 앞세워 원조 격인 미국의 우버 이후 전 세계에서 우후죽순 등장했다.
하지만 반드시 원조가 이기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기존 1위 사업자였던 우버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정반대로 우버가 승승장구하면서, 불안한 호황을 누리는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3월31일 정식 출시된 모바일 택시 앱 카카오택시가 출시 한 달 만에 내려받기 1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코리안클릭 조사 결과 지난달 카카오택시 승객용 앱을 설치한 이용자 수는 115만2,901명이며, 한 번이라도 앱을 사용한 사람은 91만620명에 이른다.
등록 기사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개시 2주 만에 4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12일 7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국택시운송사업자조합연합회에 등록된 전국 일반 콜택시 약 6만3,000대를 뛰어 넘는 수치다.
공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하기 쉽다는 뜻이다. 우버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동참한 택시가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택시는 참여 기사가 많다보니 쉽게 부를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배인식 국민대 교수는 “지난 금요일 밤 서울 시내에서 10여분 이상 택시를 잡지 못했는데 카카오택시 앱을 설치하고 호출했더니 3분만에 택시가 도착해 놀랐다”며 “이후 주변에 카카오택시를 적극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의 독주에 우버의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 국내에 모바일 택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우버는 2월까지 월 평균 이용자가 5만~6만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이용자가 10%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업자가 기소되는 등 불법 영업 논란이 계속되면서 차량 공급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우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우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칸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에서 니스 공항과 영화제 장소를 오가는 헬리콥터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인당 160유로(약 20만원)을 내면 우버 헬리콥터로 공항에서 영화제 장소 인근까지 7분 만에 이동한 다음 착륙 후에는 리무진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시범 운영하던 점심식사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뉴욕과 시카고에서 정식 개시했다. 우버이츠는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메뉴를 주문하면 10분 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 준다.
우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달 안에 15억달러(1조6,300억원)를 신규 조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버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54조원)로 뛰어 세계 최대 비상장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여전히 우버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언제든 국내에서 활동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버는 유사택시 영업을 금지 당한 다른 국가들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12월 택시 영업 중단 판결을 받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올해 2월부터 우버이츠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는 30분동안 헬리콥터로 관광을 시켜주는 ‘우버초퍼’를 운영 중이고 저장(浙江)성에 보트 호출 서비스, 베이징(北京)에 인력거 호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버가 지금은 국내 업체들에 밀렸지만 새 서비스로 다시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택시를 기반으로 대리운전, 퀵서비스 사업을 검토 중인만큼 택시 앱 파생 서비스 경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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