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민주주의의 거대한 승리” 환호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일인 7일 저녁 당선이 유력시되던 에마뉘엘 마크롱의 지지자들은 투표가 종료되기 한 시간 전부터 마크롱 후보의 ‘승리 연설’이 예정된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프랑스 국기를 흔들었고 간헐적으로 유럽연합(EU)기를 든 지지자도 눈에 띄었다. 이윽고 오후 8시 대형 화면을 통해 ‘압도적인 승리’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생애 처음으로 대선 투표를 했다는 마크롱 지지자 모하메드는 “매우 기쁘다. 프랑스와 민주주의의 거대한 승리”라고 자축한 후 마크롱 당선인이 “프랑스 국민과 경제에 젊음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언했다. 다른 지지자 마르고는 “마크롱은 프랑스 사회를 변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사회경제적 분열과 국가간 불화를 딛고 통합을 이끌어낼 지도자”라고 말했다.
불안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마크롱 당선인 지지자 플뢰르는 “마크롱이 당선되긴 했지만 국회의 지지 없이는 그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며 내달 총선을 걱정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당선인에 표를 던진 유권자 중 43%가 지지 요인으로 ‘르펜에 대한 반대’를 꼽았다. 7일 대선에서는 ‘극우 후보’를 막기 위한 ‘공화주의 전선’이 작동했지만 총선에서는 마크롱 당선인의 신생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성적이 그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패한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 지지자들은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르펜 후보가 패하더라도 양자 구도에서 득표율이 최소 40%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르펜 후보 지지자 쟝은 “득표율이 더 높기를 기대했다”며 아쉬워하면서도 “진전이 있었고 계속해서 싸워갈 것”이라며 총선에 대비했다. 대통령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결선에서 선전하며 주류 우파 정치인으로 거듭난 르펜 후보가 국민전선이라는 극우정당의 틀에서 벗어나 차기 총선을 계기로 새로운 보수 연합을 구성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빌쥐프ㆍ파리=엄태연 통신원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철학) 파리 유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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