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국제영화제의 주인공은 출연작 4편이 초청된 니콜 키드먼(50)이다. 남들은 한 번도 밟기 힘들다는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한 해에만도 여러 차례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키드먼은 경쟁부문에 진출한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와 '더 비가일드'(감독 소피아 코폴라)를 비롯해 비경쟁부문에 오른 '하우 투 톡 투 걸스 앳 파티'(감독 존 캐머런 미첼), 칸영화제 70주년 기념작 '톱 오브 더 레이크'(감독 제인 캠피언 에 출연했다. '더 비가일드'와 '톱 오브 더 레이크'는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 더욱 눈길을 잡았다.
키드먼은 24일(현지시간) 칸영화제의 중심 건물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더 비가일드'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여성 감독들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해 주목 받았다. 그는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 감독 중 여성 비율은 4.2%에 불과하다"며 "캠피언과 코폴라 같은 감독이 있어서 든든하고 언제나 그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영화 제작 환경이)달라졌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키드먼은 캠피언 감독의 TV시리즈 '톱 오브 더 레이크'에 대해서도 "대형 스크린이든 작은 스크린이든 매체에 맞는 형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열린 생각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투자해 칸영화제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옥자'와 '더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스'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키드먼은 "50대가 됐는데 올해만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적도 없었다"며 웃었다.
키드먼이 출연한 '더 비가일드'는 1864년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부상당한 북군 장교 존(콜린 패럴)이 여학생만 있는 기숙학교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키드먼은 학생들을 통솔하는 교장 마사로 등장해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 등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남자 장교와 7명의 여성 사이에서 은밀하게 오가는 성적 긴장감을 드러내는 스릴러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