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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개헌 합의에 문재인 “국민주권 부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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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개헌 합의에 문재인 “국민주권 부정” 반발

입력
2017.03.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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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과 개헌 공동 추진에

야권 지지층서도 반발 목소리

“대선 주자와 상의도 없이…”

안철수 제동 걸며 긴급 진화

정우택(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주호영 바른정당,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택(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주호영 바른정당,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이 대통령선거 당일 개헌안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기로 합의하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이 정략적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당은 문 전 대표를 개헌 저지 세력으로 몰며 반문재인 연대를 도모하려는 데 반해, 문 전 대표 측은 이들을 사실상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반개혁 세력으로 규정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이다.

정우택 한국당ㆍ주승용 국민의당ㆍ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국회 헌법개정특위 3당 간사는 15일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대선과 동시 개헌안 국민투표’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당은 대선 전 개헌을 제안했으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5월 9일 대선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3당은 4년 중임ㆍ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격으로, 감사원의 독립기구화, 기본권에 생명권, 정보기본권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 초안을 주중 확정하기로 했다.

개헌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회동 직후 “3당 단일 개헌안이 아니라 국민의당과 민주당 개헌파가 주도하는 개헌 작업에 바른정당과 한국당이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며 “개헌안 내용도 국민의당과 민주당 개헌파가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주부터3당과 민주당 개헌파 의원을 중심으로 서명을 받은 뒤 발의 요건인 150명을 넘기면 곧바로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즉각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무슨 권한으로 정치인 마음대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를 결정하나”며 “그런 권한은 누가 줬나, 국민들의 의견은 물어봤냐”며 언성을 높였다. 정치권이 개헌안에 대한 공론화도 없이 대선에 맞춰 급작스럽게 개헌을 시도하는 데는 국민의사와는 무관한 정략적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도 “조그만 법 하나도 4당 합의가 안 이뤄지면 안 되는 국회에서 3당 합의로 개헌 같은 큰 일을 하겠다는 게 가능하냐.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개헌 취지와 별개로 대선에 끼워 맞춘 시점의 명분이 약한데다, 자유한국당과 공동으로 개헌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야권 지지층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거세게 제기됐다. 개헌을 명분으로 퇴출세력을 부활시키려는 시도로 본 것이다. 온라인 상에선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3당의 개헌 합의에 동조하는 민주당 내 개헌론자를 색출하겠다는 원성도 쏟아졌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개헌안 내용은 물론 국민들의 의사를 어떻게 수렴할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며 “조기 대선을 치르기에도 빠듯한 상황에서 정치권 중심의 일방적 개헌 논의는 타당성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개헌론에 제동을 걸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대통령 파면 결과를 보면 한국당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도 일부 의원들은 공공연히 헌법 불복을 외치고, 이런 사람들이 개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투표를 연기했다가 몰매를 맞았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측은 “당내 유력 대선 주자와 상의도 없이 이런 문제를 결정하느냐”며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거리는 분위기다.

민주당내 개헌파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국민의당과 개헌안을 논의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탄핵을 저지했던 한국당이 끼면 개헌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거리를 뒀다. 이 때문에 3당 원내 지도부의 개헌 합의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반발 속에서 국민의당 일부도 난색을 표하면서 개헌안 발의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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