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에 목표 반영” 해명 불구
“잘못된 정책 초래 가능성” 지적
정부기관과 여러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해마다 연말에 이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곳은 정부와 한국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정부, 한국은행, 국제기구, 국내연구기관 등의 2011~201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전년 12월 기준)와 실제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정부(기획재정부)의 5년간 평균 오차는 0.9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앞자리 숫자가 달라질 정도의 큰 오차다. 2011년 정부는 5.0%를 예상했지만 실제 3.7%를 기록했고, 지난해 3.8%를 예상해 2.6%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한은도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5년간 한은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간 차이는 평균 0.86%포인트를 기록했는데, 2012년 한은은 3.7%를 예상해 실제 2.3%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한은 전망치(3.9%)와 실제 성장률(2.6%) 격차가 무려 1.3%포인트에 이르렀다.
반면 민간 기관의 오차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의 5년 평균 오차는 0.64%포인트로 주요 기관 중 오차가 가장 적었으며, 한국개발연구원(평균 오차 0.68%포인트)도 비교적 정확하게 예상한 쪽에 포함됐다. 국제기구에선 가장 오차가 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0.80%포인트였고, 국제통화기금(IMF)은 1.08%포인트에 달했다.
정부와 한은은 전망치에 목표가 일부 담겨있기 때문에 오차가 다른 기관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매년 1% 포인트 안팎의 오차가 발생하면 정책 신뢰도가 크게 하락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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