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ㆍ차은택(47)씨 이권 사업에 놀아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재조정해 이들 관련 예산 중 730억원을 삭감한 새 예산안을 국회에 내놨다.
문체부는 4일 ‘최순실ㆍ차은택표 예산’이란 지적을 받은 내년 예산 3,570억7,000만원을 2,819억원으로 20% 줄이는 내용을 담은 ‘언론ㆍ국회 문제제기 사업 예산조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체부 사업이 비선실세에 좌우됐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관주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문체부 문제사업 재점검ㆍ검증 특별전담팀’이 구성돼 내놓은 결과다.
조정안에 따르면 35억원이 책정된 문화창조융합벨트 전시관 구축 사업,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있던 회사 머큐리포스트가 진행하던 20억원짜리 LED빙판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사업, 10억원 규모 미국 실리콘밸리 K콘텐츠 수출지원센터 구축 사업 등은 진행하지 않기로 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37)씨 특혜 의혹이 불거진 동계스포츠영재선발 육성지원사업도 폐지됐다.
‘문화창조’라는 이름이 붙은 사업들의 예산도 크게 축소됐다. 문화창조융합센터 조성ㆍ운영사업 예산은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융ㆍ복합콘텐츠개발 사업도 188억원에서 100억원으로 40% 이상 줄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사업도 86억원에서 5억원으로,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허브화 사업도 169억원에서 24억으로 대폭 줄었다. 이외에도 국가브랜드 개발홍보사업, 문화박스쿨 설치 사업 등도 예산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ㆍ운영사업 309억원,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 사업 98억원, 콘텐츠코리아랩 사업 307억원의 예산은 그대로 유지됐다. 재외한국문화원 신설 예산 127억원도 유지됐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실효성이 낮다는 점에서, 콘텐츠코리아랩 등은 송성각 전 콘진원장이 추진한 사업이라는 이유 등으로 야당에서 문제 제기한 상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런 사업들은 교육 대상자, 해당 지역, 상대 국가와의 신뢰 관계 등 문제 때문에 한 번에 일률적으로 취소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내역을 국회에서 최대한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