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감’표명에서 ‘이성적 처리’요구로 입장 바뀐 데 대응
해경 경비정이 중국 어선에 의해 침몰한 초유의 사건에 대해 ‘의례적’ 조치만 취한다며 비판 받던 외교부가 11일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는 지난 9일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과장급)를 초치해 ‘유감’ 입장을 받아냈지만, 이튿날 중국 외교부가 ‘이성적 처리’를 요구하는 등 적반하장격으로 나오자 이날 추 대사를 공개적으로 초치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추궈홍 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중국 정부가 가해 선박 및 관계자에 대한 수사ㆍ검거ㆍ처벌 등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김 차관보는 “이번 사건이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이 우리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안으로, 우리 법집행 기관에 대한 직접적ㆍ조직적 도발이라는 점에서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진지하고 책임 있게 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혁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 수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민의 우리 공권력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앞으로 모든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중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실효적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사전에 추 대사 초치 사실을 공개해 추 대사가 외교부로 들어오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켰다. 지난 9일 총영사 초치 때 사후에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교부는 지난 2월 추 대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한중관계 훼손까지 거론한 위협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초치했을 때도 외교부를 다녀간 뒤 이를 공개했다.
이날 오전 10시 53분쯤 청사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선 추 대사는 45분가량 머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으며, 추 대사는 김 차관보를 만난 뒤 특별한 말 없이 청사를 떠났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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