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서 최종 조율 회의
늦어도 내달 초 서명하기로 합의
한일 양국이 9일 서울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추가 실무회의를 연다. 지난 1일 첫 회의 이후 불과 1주일 여 만으로, 사실상 서명에 앞서 조율을 끝내는 최종 회의다. 양국은 늦어도 내달 초까지 협정에 서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혼란한 상황인데도 국방부는 국민정서를 무시하고 일본과의 껄끄러운 현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8일 “내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비공개로 GSOMIA 추가 실무회의를 열 것”이라며 “어차피 협정 문안이 다 완성된 마당에 더 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일 GSOMIA는 2012년 6월 ‘밀실추진’으로 서명 직전 무산됐다. 다른 관계자는 “12월 초까지는 무조건 서명을 마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 이전에 한번 더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내각법제부(우리의 법제처)에서 협정 문안을 검토하는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도 법제처에 자구 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은 내달 초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GSOMIA를 서둘러 체결하자고 재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또한 최순실 사태로 어수선한 틈을 타 일본의 요구에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일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와 달리 한일 GSOMIA는 신속히 처리하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야권이 협정에 대한 국회 비준을 강력 요구하고 있어 서명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 60조 1항은 정부가 체결하는 주요 조약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권을 명시하고 있는데, 한일관계의 특수성에 비춰 일본과의 GSOMIA는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야권 주장이다.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협정에 서명할 경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우선 경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