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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하면 안식월… 한화의 ‘청춘기업’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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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하면 안식월… 한화의 ‘청춘기업’ 실험

입력
2016.10.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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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정시퇴근ㆍ자율복장제 눈길

“규모 커진 만큼 의식도 일류로”

김승연 회장의 강한 의지 반영

앞으로 한화그룹 직원들은 과장ㆍ차장ㆍ부장으로 승진할 때마다 한 달간의 안식월 휴가를 받는다. 또 업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근무제’,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출근할 수 있는 ‘자율복장 근무제’, 팀장들이 일주일에 2차례 이상 ‘칼퇴근’하는 ‘팀장 정시퇴근제’ 등도 실시된다. 글로벌 기업에 맞는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젊은 청년기업 한화’가 돼야 한다는 게 김승연 회장의 주문이다.

한화그룹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 문화 혁신 방안을 내 놨다.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승진 안식월 제도’다. 승진 직후 새롭게 부여된 직책과 역할에 대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재충전을 하며 각오를 다지라는 의미다. 일부 벤처기업들이 사원 복지 차원에서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도입한 사례는 거의 없다. 현대백화점이 2011년부터 차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3,4년에 한번씩 안식월 휴가를 주고 있다.

한화는 또 직원들이 하루 4시간, 일주일 40시간을 필수 근무하되 개인별 업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유연근무제 도입이 어려운 회사는 점심 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 직원들이 자기 계발과 건강관리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팀장(부서장)이 일주일에 2회 이상 정시 퇴근하도록 해, 팀장뿐 아니라 팀원들도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직원 개인의 경력 관리를 위해 ‘잡 마켓’ 제도도 시행한다. 마케팅 부서에 새 인력이 필요할 때 외부에서 신규 채용하는 대신 평소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던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선발하는 시스템이다.

한화의 이런 변화는 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걸맞는 혁신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화는 2014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테크윈,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한화탈레스 등 방산ㆍ화학 부문 4개 회사를 인수했고, 올해도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창립 64주년을 맞아 한화그룹을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도 강하게 작용했다. 김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를 통해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며 “기업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의 노화를 부추기는 관료주의,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를 배척하고 세월을 거슬러 영원한 ‘청춘기업’으로 살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한화가 꿈꾸고 만들어갈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사장단 인사, 금춘수ㆍ조현일 승진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했다.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조현일 그룹 법무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에 이민석 한화케미칼 경영진단팀장(부사장),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에 이만섭 한화테크윈 전무, 한화63시티 대표이사에 김광성 한화생명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한화첨단소재 이선석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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