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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운 보수 구심점 되겠다는 바른정당,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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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운 보수 구심점 되겠다는 바른정당, 갈 길 멀다

입력
2017.0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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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이 2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비박계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한 지 28일 만이다. 합의추대로 선출된 정병국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건전한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는 범 보수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을 가짜 보수세력으로 규정해 배격하고 “바른정당이야말로 진짜 보수 세력이며 적통 보수”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보수의 중심을 자처하는 바른정당이 이날 채택한 정강정책에는 눈에 띄는 대목들이 적지 않다. 당 대표 등 선출직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당원들이 소환할 수 있는 당원 소환제, 줄 세우기 동원정치를 없애기 위한 전당대회 폐지, 낙하산 공천방지를 위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 사회 양극화 및 비정규직 문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등 우리사회 핵심 과제 등에서는 ‘좌클릭’비판이 나올 정도로 전향적 입장을 취했다.‘따뜻한 보수’를 지향한다는 창당 취지에 부응하는 시도로 보인다. 창당 주역의 한 사람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창당대회에 앞서 소속 의원 및 주요 원외인사들과 함께 단상에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 반성문을 읽었다. 새누리당 시절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한 반성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새누리당과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이며 보수의 중심 정당으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그럴싸한 창당 대의명분에도 아직은 지지도가 새누리당에 상당히 뒤진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월 셋째 주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38.0%), 새누리당(12.5%), 국민의당(11.5%)에 이어 4위(8.9%)에 머물렀다. 새누리당의 인적 청산 등 당 쇄신 움직임에 가려 국민들의 주목과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 탓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및 합류도 바른정당의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

바른정당은 25, 26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잇달아 대선 공식출마 선언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선준비 체제에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무엇보다 유력 대선주자의 한 사람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합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당분간은 특정 당을 택하지 않고 제 3지대에 머물며 ‘빅텐트’ 구축에 주력할 태세다. 바른정당이 창당을 계기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이합집산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보수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욕은 허망한 꿈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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