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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회장 비자금 관리 '금고지기' 美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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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회장 비자금 관리 '금고지기' 美서 체포

입력
2015.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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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직전에 해외로 도피

이재현 회장 상고심에 영향 줄듯

2013년 CJ그룹 비자금 사건 당시 핵심인물로 꼽혔으나 검찰 수사 직전 해외로 도피한 김모(53) CJ제일제당 중국법인 부사장이 최근 미국에서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김씨는 비자금 조성 및 관리를 맡은 ‘금고지기’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씨가 조만간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보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회장의 상고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2년 전 CJ그룹 사건과 관련해 지명수배 및 기소중지된 김씨가 이달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됐으며, 범죄인 인도청구 절차에 따라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 다만, 김씨는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보다 신속한 절차 진행을 위해 미국 사법당국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쯤 국내로 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고교 후배인 김씨는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 제일제당 경리부와 CJ 회장실장(비서실장)을 지내며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측근이다. 2004년 중국총괄 부사장발령 때까지 이 회장의 초기 비자금을 맡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 회장의 또 다른 ‘금고지기’ 역할을 한 CJ글로벌홀딩스 신모(59) 전 부사장과 함께 비자금 규모와 용처 파악 등을 위한 핵심 인물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김씨는 2013년 5월 21일 검찰이 CJ그룹 압수수색에 나서기 며칠 전 중국으로 건너간 사실이 드러나 ‘도피성 출국’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검찰은 김씨 측에 귀국 및 소환을 종용했으나 아무런 회신이 없었고 CJ그룹 또한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중국과 사법공조를 통해 신병을 확보하려 했지만 검거에 실패, 이 회장을 기소하면서 김씨는 공범으로 기소중지 조치했다.

김씨가 조만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이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7월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1심에서 회삿돈 718억원(국내법인 603억원, 해외법인 115억원)을 빼돌리고, 259억여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가장 쟁점이 됐던 국내법인 자금 603억원 횡령 부분이 “개인적 용도가 아니라 회사 운영을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돼 징역 3년으로 감형됐지만 실형은 유지됐다. 다만 건강상태가 나빠 법정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비자금 관련 사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김씨의 증언이 검찰 조사를 거쳐 대법원에 제출된다면 ‘무죄’ 부분이 ‘유죄’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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