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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ㆍ친박 '유승민 물밑 고사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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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ㆍ친박 '유승민 물밑 고사작전' 돌입

입력
2015.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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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추경안 당정협의 불참에 "정부서 참석 말라 요청" 나돌아

운영위 전체회의는 아예 연기, 당정청 협의도 열릴 기미 없어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신임을 받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유승민 힘 빼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유 원내대표를 강제로 물러나게 수단이 없고 대놓고 2차 사퇴 공세를 펴면 역풍이 일 수 있는 만큼 조용한 고사 작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주재ㆍ참석 회의 줄줄이 ‘삐걱’

유 원내대표는 1일 메르스 추경안 논의를 위해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에 불참했다. 추경은 당정의 핵심 현안이라 유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회의였고, 유 원내대표는 지난 달 25일 당정에서 “보다 구체적 추경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의욕을 보인 터였다. 그러나 당정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대신 주재했고, 정부 대표로는 유 원내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나왔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일정 협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생긴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권에는 “정부의 한 인사가 여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유 원내대표 대신 원 의장이 주재하라고 압박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반발했지만 결국 정부 뜻이 관철됐다” 같은 얘기들이 돌았다.

2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아예 연기됐다. 청와대의 올해 예산안 결산을 위한 2일 회의는 여야와 청와대가 일찌감치 잡아둔 것이었다. 운영위가 열릴 경우 유 원내대표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여권의 권력 투쟁이 도마에 오르게 되는 것을 청와대도, 여당 일부 인사들도 부담스러워한 듯 하다. 김무성 대표는 1일 기자들에게 “내가 연기하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나 운영위윈장인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고, 회의를 연기한 것이 이해도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당정청 협의도 다시 열릴 기미가 없다. 당정청은 5월15일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유 원내대표가 국회 처리를 주도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당청 갈등이 폭발하면서 중단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유승민 아웃’ 지침을 내린 지난 달 25일 “박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경해 당분간 당정청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기류를 전했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감과 친박 의원들의 반발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 '새누리당 원내대표' 팻말이 적힌 주차공간이 비어 있던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감과 친박 의원들의 반발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 '새누리당 원내대표' 팻말이 적힌 주차공간이 비어 있던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정 차질 책임 씌워 밀어내기?

여권 관계자는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 원내대표와 국정을 논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유 원내대표가 이런저런 회의에서 작심하고 정부를 공개 비판할 경우 불협화음만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 원내대표가 되는 극단적 상황이 온다 해도 유승민 체제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 여권 핵심부의 분명한 뜻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유 원내대표 때문에 국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비치는 상황이 이어져 “안타깝지만 유 원내대표가 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친박계가 노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보수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유승민 사퇴 불가피론이 만들어지면 유 원내대표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친박계가 유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위해 국회 운영위마저 파행시킨 것은 도를 넘은 행위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국회 본회의 일정 등을 협의했으나 운영위 소집 문제에 막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투쟁 놀음으로 국회까지 공전시키면서 추경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청와대의 처사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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