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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담기도 민망 자괴감만 들 뿐" 檢 내부 당혹·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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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담기도 민망 자괴감만 들 뿐" 檢 내부 당혹·침통

입력
2014.08.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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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때문에" 일각 동정론 일어… 수사 중 면직처리 수뇌부 비난도

김수창(52) 전 제주지검장의 길거리 음란 행위가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자 검찰내부에서는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게 됐다”는 탄식이 이어졌다. 해마다 터지는 검사의 성추문 사건이 갈 데까지 갔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젊은 검사들 사이에서는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공연음란 행위를 한 자체가 충격인데, 그 당사자가 현직 검사장이었다는 것 때문에 후배로서 더 자괴감이 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간부로서 후배들의 모범이 돼야 할 검사장이 오히려 조직에 해를 안겼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검찰청의 한 평검사는 “안 그래도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치명타를 입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전체의 사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중간 간부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수사같이 검찰이 일을 좀 한다는 얘기를 들을 시점에 터진 사건이라 더 안타깝다. 후배들로서는 힘이 빠지는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한 검사는 “계속해서 악재가 터지면서 내부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김 전 지검장을 동정하는 여론도 있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병이 있어서 빚어진 범죄가 아닌가 싶은데 너무 과한 비난이 쏟아지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치료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해도 이런 상태를 방치한 채 지검장의 중책을 맡긴 인사 시스템의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에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수사를 받고 있는 공직자는 사표수리를 하지 않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김 전 지검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면서, 수뇌부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앞서 창원지검 임은정 검사는 내부 게시판을 통해 “개인적 일탈이 조직적 일탈로 비화되지 않도록 법무부는 진실로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검의 한 중간간부는 “검찰이 더는 떨어질 수 없는 바닥에 도달한 게 아닌가 싶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것 외에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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