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6일 노동당대회를 앞둔 북한의 5차 핵실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축사에서 “올해 초부터 반도(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각국은 서로를 자극하거나 모순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반도에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ㆍ안정, 대화ㆍ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북한 핵문제를 조속히 대화와 담판의 궤도로 복귀시켜 동북아시아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추가도발을 향한 지금까지 경고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았다. 중국은 최근 국내외의 반북 정서를 감안, 내달 북한 당대회에 고위급 인사도 보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다만 대화의 필요성과 이를 주도하겠다는 뜻을 함께 표명함으로써 북한이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명분도 제시했다.
CICA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26개국 외교수장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북핵 폐기를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주축이 된 CICA에서 북핵 관련 조항이 반영된 공식문서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ICA는 선언문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 7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4월 15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4월 25일) 등을 열거한 뒤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자 노골적인 무시”라며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아시아 판인 CICA는 1992년 카자흐스탄 주도로 출범했다. 중국ㆍ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2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는 2006년 가입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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