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YTN에서 해직된 노종면ㆍ조승호ㆍ현덕수 기자의 복직이 결정됐다. 이들은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이달 중 출근할 것이라 한다. 세 사람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무려 9년이 걸렸다. 그 긴 세월 동안 언론 현장에서 배제됨으로써 이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지는 불문가지다.
이들이 쫓겨난 것은 MB 측근인 구본홍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오는 데 반대한 때문이다. 보도전문 채널인 YTN은 한전KDN, 한국인삼공사, 한국마사회 등의 지분이 많아 소유구조로 보면 공영의 성격이 짙은데 YTN 이사회가 이런 구조를 이용, 직원들의 뜻을 무시하고 낙하산 사장을 앉히려 한 게 발단이었다. 당시 반대 투쟁에 나섰던 기자 여섯 명이 해직됐는데 그 중 셋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복직했지만 나머지는 하염없는 해직 상태에 있다가 이번에 복직이 결정됐다.
역시 낙하산 인사라는 평을 받았던 조준희 사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자진 사퇴한 것을 떠올리면 이번 복직 결정은 YTN이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복직 결정은 좁게는 해직기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다시 제공하는 것이지만 넓게는 새로운 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과 다름없다. YTN의 그런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
주목할 것은 복직이 결정된 YTN 기자들이 KBS와 MBC의 정상화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는 점이다.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에는 순응하면서도 반발하는 직원에게 각종 불이익을 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MBC는 직원들이 2012년 공공성 회복 등을 이유로 파업에 나서자 대량 징계에 나섰고, 기자, PD 등 여섯 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MBC는 지금도 ‘PD수첩’ ‘시사매거진2580’ 등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 소속 PD와 기자들이 공정방송을 촉구하며 제작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경영진은 또다시 대기발령을 내는 등 징계로 맞서고 있다. 일반 민간기업이라면 모를까, 공영방송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는 믿기 어렵고, 누가 봐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다.
이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런 흐름에 이은 이번 YTN 해직기자 복직이 MBC 해직자의 복직을 포함한 방송정상화를 앞당기는 분명한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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