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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시간 희비’ 세월호 수면 13m 부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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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시간 희비’ 세월호 수면 13m 부양 완료

입력
2017.03.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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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잭킹바지선 2척 사이로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23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잭킹바지선 2척 사이로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세월호가 해수면 위 13m까지 올라왔다. 세월호를 이동시킬 준비엔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4일 오전 11시10분 세월호를 13m 인양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고박(세월호와 잭킹바지선을 고정시키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박과 완충재 설치 등 남은 작업이 마무리되면 세월호와 잭킹바지선은 사고 해역에서 남동쪽 3㎞ 지점으로 예인선에 의해 이동된다. 맹골수도보다 파고가 낮은 안전지대인 이곳에서 세월호는 반잠수선에 선적될 예정이다. 이 경우 세월호 인양의 9부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그 동안 세월호 인양 작업은 희비가 교차했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첫째도 기상, 둘째도 기상, 셋째도 기상이다”고 말했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첫째도 시간, 둘째도 시간, 셋째도 시간’인 셈이다. 19~24일 소조기(조수 간만의 차가 적어 유속이 느려지는 시기) 내 가장 핵심 공정인 선체 인양을 완료하려면 결국 시간과의 사투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수면 13m 위까지 부양하는 데는 총 49시간10분이 걸렸다. 시험 인양이 시작된 것은 22일 오전 10시였다. 5시간30분 뒤인 오후 3시30분 선체를 해저면으로부터 1m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이후 기울어진 선체를 수평으로 맞추는 하중 조절 작업을 끝낸 뒤 오후 8시50분부터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들어올리는 본 인양 작업에 착수했다. 세월호가 완전히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 시점은 약 14시간 뒤인 23일 오전 11시였다. 1시간에 선체를 3m 내외로 들어올린다는 지극히 산술적인 계산이 전제였다.

이후 작업도 순조로운 듯 했다. 본 인양 작업 2시간 만인 22일 오후 11시10분 세월호는 해저면으로부터 9m 가량 떠오르며 금세 25%의 공정률을 보였다. 자정을 넘겨서도 인양 작업은 지체 없었다. 23일 오전 3시45분 세월호 우현의 스태빌라이저(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머지 않아 오전 4시47분 세월호가 해저면으로부터 22m 떨어지면서 선체 표면이 해수면과 맞닿았다. 곧 처참하게 녹슨 세월호가 참사 1,073일만에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 작업이 암초를 만난 건 목표 높이(수면 위 13m)를 11m(해저면에서 24m 부양)를 남겨 놓은 시점이었다. 세월호가 잭킹바지선 사이 공간(폭 31m)으로 상승하면서 3척의 선발들 사이 틈이 좁아졌고, 서로 부딪히며 인양을 방해하는 간섭 현상이 발생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오전7시부터 즉각 1차 고박 작업에 돌입해 세월호 표면에 붙어있는 환풍구와 난간 등 인양 방해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오후 8시까지도 멈춘 세월호는 떠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해저면에 닿아있던 세월호 좌현 선미 부분 차량 통로 출입문(램프)이었다. 해수부는 23일 밤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면 위 10m까지 들어 올린 세월호 본인양 작업을 소조기 내에 끝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세월호 좌현의 선미 램프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이날 오후 8시 선미에 잠수사를 투입해 수중에 있는 장애물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램프의 잠금 장치가 파손된 채 개방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높이 11m의 램프가 선체 아래로 늘어져 있으면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거치할 수 없다. 자칫하면 이번 소조기 내 인양 작업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24일 오전6시45분 램프 제거 작업이 마무리됐다. 해양수산부는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인양 작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램프 제거 작업이 끝나면서, 자칫 이번 소조기 내 인양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상황은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해수부는 당초 세월호 인양이 끝난 이후에도 반잠수선에 선체를 거치하는 데만 6일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했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늦어도 24일 밤 12시까지는 선체를 거치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이틀 가까이 소요되는 공정을 반나절 만에 완료하겠다는 계산이라 우려가 제기된다.

진도=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좌측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수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진도=사진공동취재단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좌측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수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진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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