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등록 : 2017.03.18 11:03
수정 : 2017.03.18 11:03

"귀 당기며 원숭이 흉내" 美서 한국 래퍼들 조롱 파문

'SXSW 초청' 던 말릭 등 입국 거부에 인종차별 논란까지

등록 : 2017.03.18 11:03
수정 : 2017.03.18 11:03

국내 래퍼 던 말릭이 미국에서 입국 거부 당해 지난 17일 미국 택사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무대에 서지 못했다. 데이즈얼라이브 제공

한국 래퍼들이 미국 공항에서 구금된 뒤 입국 거부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래퍼들 측은 미국 공항 직원들로부터 “인종차별적 언행과 조롱을 겪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인해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져 한국 음악인에까지 불똥이 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래퍼 던 말릭의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와 3인조 힙합 그룹 MBA(Most Badass Asian)의 소속사 스톤쉽에 따르면 던 말릭과 MBA, 스태프 등 9명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환승을 위해 출입국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다.

미국 출입국 관리소는 던 말릭과 MBA의 비자를 문제 삼아 입국을 불허했다. 던 말릭과 MBA가 출연료가 없는 공연이라 한국과 미국이 가입한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따른 전자여행허가제(ESTA) 승인으로 방문해도 된다는 SXSW 측과의 계약서 등을 보여주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음악인이 공연 관련 목적으로 왔으니 취업 관련 비자인 ‘O’나 ‘P’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만 반복했다는 게 두 래퍼 측의 설명이다.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던 말릭과 MBA는 결국 17일 예정된 SXSW 무대에 서지 못했다. 이들 일행은 24시간 동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구금된 뒤 지난 14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미국 음악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초청 받았으나 입국 거부 당해 무대에 서지 못한 한국 힙합팀 MBA와 래퍼 던 말릭.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입국 거부 과정에서 벌어졌다. 던 말릭과 MBA 측은 구금 과정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MBA와 함께 미국에 갔다 돌아온 석찬우 스톤쉽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항에서 경찰 배지를 단 사람이 MBA의 팀명(Most Badass Asian)을 듣고 엉덩이를 흔들며 조롱했다”고 폭로했다. “이동하면서 (공항 관계자들이) ‘룩 앳 더 코리안 제이지’라며 동료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는 주장도 했다. 마치 공원에서 뜀을 뛰는 원숭이 보듯 한국에도 미국 유명 래퍼인 제이지처럼 랩을 하는 이들이 있다며 놀림거리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데이즈얼라이브의 대표이자 래퍼인 제리케이도 한국일보에 “공항 직원이 자신의 귀를 양쪽으로 잡아당겨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원숭이 흉내를 내고 ‘칭크(chinkㆍ중국인을 조롱하는 단어)’라 칭하는 등 인종차별적 언행과 조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일행 9명은 휴대폰도 압수 당했다. 이 과정에서 수갑을 찬 일행도 있었다.

올해 SWSX에 초청 받은 해외 음악인의 입국 거부 사례는 줄을 이었다. 미국 유명 음악 전문지 스핀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밴드 소비에트 소비에트 등 최소 7팀이 던 말릭 등과 같은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제리케이는 “(이번에 입국을 거부당한 해외 음악인 중에선) 이미 두 번이나 SWSX에 동일한 비자로 입국한 팀도 있다더라”고 했다. SWSX는 1987년 시작된 음악 행사다.

던 말릭과 MBA 측은 “입국을 거부당한 아티스트들이 경험한 인종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미국 입국 거부 과정에서 벌어진 명예훼손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측에 문제 삼을 예정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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