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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성경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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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성경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않아요”

입력
2017.07.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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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균 향린교회 부목사 인터뷰

14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수 기독교계는 올해도 반대 집회를 열 뜻을 밝혔다. 기독교 단체는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 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퀴어 문화 축제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직접 운영하는 홍보 부스가 설치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동성애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모든 기독교인이 동성애를 향한 혐오의 목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두 단어의 격차를 좁히려 애쓰는 사람이 있다. 동성애를 포함한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고상균(43) 향린교회 부목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일보 영상 채널 ‘프란’(PRAN)은 지난 22일 성경에 나타난 동성애에 관해 듣기 위해 고 목사를 인터뷰 했다. 고 목사는 “성경은 낮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낮은 자들과 연대하고, 함께 싸워 나가는 것이 기독교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성경은 정말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나요?

=난중일기는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가요? 얘기하기 애매할 겁니다. 왜냐하면 난중일기의 관심사는 임진왜란 때 싸움을 어떻게 해 왔고, 어떻게 이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중심 주제이기 때문이죠. 성서의 중심 주제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고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입니다. 그러니까 누가 누구와 사랑을 하고, 성관계를 하느냐는 중요한 주제가 아니었죠. 성서 역시 그 시대의 산물입니다. 우리가 지금 그것을 받아들일 때는 일정 부분 필터링을 하지 않으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해석을 통해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에 ‘동성애는 죄’라고 나와 있다는데?

=“성경에 나와있으므로 무엇을 금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문자주의적 접근입니다. 레위기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거룩한 백성은 비늘이 없는 물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 그러면 저희는 오징어를 먹으면 안되겠죠. 물론 이 말에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내륙 지방인 예루살렘에서는 당시 비늘이 없는 물고기가 많이 부패해 위생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비늘 있는 걸 먹으라고 종교적으로 말했을 것” 이라고요. 그게 해석이라는 겁니다.

물론 신약에 남색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부분은 동성애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이렇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 지중해의 그레코로만(Greco-Roman) 권에서는 남성과 남성의 성행위가 존재했습니다. 건강한 성행위로 얘기되기도 했죠. 당시에는 여성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성 행위를 하면 남성성이 훼손된다고 봤습니다. 멋진 남성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남성과 성행위를 했던 것이죠. 그 당시 힘이 있거나 유명한 남성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어린 미소년과의 성행위가 유행했고, 로마에서 원정 전쟁이 벌어질 때 고위급 장교들이 잘생긴 남성을 데리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낮에는 시종, 밤에는 성관계 파트너인 것이죠. 이때의 ‘남색’은 주인과, 그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종과의 성행위인 것이고, 그건 힘에 의한 관계죠. 21세기 성 소수자들의 사랑을 총칭하는 동성애와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것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사실 저도 배워가는 중인데요. 지금으로선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성서는 성스러운 글이잖아요. 그런데 그 안에는 정말 성스럽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사기꾼도 있고, 부하의 아내를 빼앗기 위해 그를 죽인 왕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질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성서를 작은 이들의 이야기라고 고백한다면, 작은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지금 시대 그리스도인의 할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동성애 혐오 집단이라 생각하는 비 신앙인인 젊은 친구들에게

=한국사회에서 개신교인으로 산다는 건 무척 어렵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인으로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들이 벌이는 잘못 때문에 그 종교가 모두 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서가 한 2천 년 전에 쓰였는데, 그게 여전히 의미 있다고 얘기하는 것만큼 보수적인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열심히 이 사회가 의미 있는 방향으로 진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김창선 PD

위준영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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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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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won 2020.09.30 00:14 신고
    고상균 목사님, 성경에 여러 입에 담지 못할 "작은 이들의 성스럽지 못한 일"도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것을 왜 기록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요. 보수는 항상 나쁜 말이고 자유는 항상 좋은 말입니까? 하나님께 순종함에 있어서는 세상의 죄에 대해 보수적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생명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은 지금 생명을 전하십니까, 타협을 전하십니까?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그분과 직접 대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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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won 2020.09.30 00:08 신고
    동성애자 여러분, 분명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누구도 죄의 길에서 떠나지 않으면 그 죄를 안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동성애가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진정 여러분을 위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동성애의 끝을 누구보다 여러분이 잘 아십니다. 진정 하나님을 사랑해서 하는 행위이십니까? 하나님보다 다른 것들이 더 목적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 패망의 길에서 돌아오십시요! 하나님은 여러분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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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won 2020.09.30 00:05 신고
    성경이 시대의 가치에 따라 변한다면 진리가 아닙니다. 물론 여성들에게 머리 가리게를 쓰고 모임에 오라고 한 사도바울의 권면 같은 것은 시대의 문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역사책이 아닌 진리로 믿는다면 하나님의 창조질서 자체를 흔드는 동성애는 죄 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남자와 여자가 결혼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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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itnow 2020.12.18 01:56 신고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고 말했을 때도 하느님이 창조하신 인간이 사는 이 지구가 중심이기 떄문에 그의 주장은 신성 모독이라는 이유로 그를 화형시켰는데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를 처단했던 교회가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보니 진짜 태양이 중심인 거 알고 난 후 태세 전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몇천년 전 타향만리 사회문화와 뉘앙스가 반영된 경전을 앞세워서 사람이 사람을 죄인이라 단정짓고 차별하는 거야말로 죄고, 아집이고,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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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123 2024.11.19 19:45 신고
    논점 흐리지 마시죠. 난중일기가 인생의 기준이 됩니까? 난중일기가 진리를 말하고 있나요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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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123 2024.11.19 19:44 신고
    흡연을 죄라고 말하지 않죠. 학교폭력을 죄라고 말하지 않죠. 마약을 죄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것들로부터 자유로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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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나는새벽별 2024.11.05 14:37 신고
    로마서 1장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

    성경에 동성애가 죄라고 안나와있다고요??똑바로 알고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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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nme 2024.11.18 22:52 신고
    음... 논쟁가치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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