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與 지지율 흡수 못해
반기문 여전히 대선주자 1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5%로 추락하며 바닥을 기고 있지만 야당들과 야권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반(反) 박근혜’를 외치는 100만 촛불이 타오르는 국가적 비상 시국에도 야권 지지율은 지난 4ㆍ13 총선 당시 반등했던 선거 정국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야권이 확고한 대안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순실 파문이 정점으로 치달았던 기간(10월 4주~11월 2주)의 한국갤럽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26%에서 17%로 9%로 빠졌지만, 대통령의 지지율만큼 폭락하지 않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9%에서 31%로 불과 2% 상승한 데 그쳤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1%로 오름 폭이 미미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것은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이 27%에서 33%로 6% 가까이 뛰어 오른 대목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민심은 야권도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을 견제하지 못하고 방치했다는 점에서 선뜻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뜻이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정농단에 대한 새누리당의 책임론을 분명히 제기하지 못한 것도 야권의 실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도 야당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한국갤럽(10월 2주와 11월 1주)과 리얼미터(10월 3주~11월 2주) 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18~21%대 수준으로 평상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9~10%대, 박원순 서울시장 5~6%대에 머물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만 5% 정도 상승했을 뿐이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민심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데, 야권 주자들이 제각각 해법을 제시하면서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리얼미터 조사에선 5% 하락해 17%대로 주저앉았지만, 갤럽조사에선 여전히 1위(21%)를 달리고 있다. 배종찬 본부장은 “반 총장의 경우 국정농단과 무관하다는 알리바이가 성립해 보수층이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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