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8조, 전년 동기비 8.31% 하락
3분기 연속 완만한 회복세 불구
휴대폰 부진 탓 시장 전망치 밑돌아
반도체 영억이익 3조원대 '버팀목'
갤노트5는 애플 신제품 격돌 앞둬
3분기 실적 개선도 쉽진 않을 듯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와 달리 7조원대를 밑돌았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갤럭시S6 효과는 없었다
삼성전자는 매출 48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의 2분기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확정 실적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이다.
삼성전자 잠정 실적은 당초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인 7조803억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2조3,500억원보다 8.3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조1,900억원보다 4.03%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되지 못한 이유는 반도체와 더불어 쌍두마차인 휴대폰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을 2조원대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던 2013년 3분기에 휴대폰 영업이익만 6조7,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이하로 곤두박질 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갤럭시S6 시리즈다. 전작인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을 교훈 삼아 삼성전자가 전력을 다해 개발한 갤럭시S6는 2분기가 시작되는 지난 4월 출시돼 본격적인 실적 상승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휘어진 화면의 갤럭시S6엣지까지 가세해 전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갤럭시S5가 처음 나왔던 지난해 2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의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 갤럭시S6 시리즈가 당초 예상한 2,000만대보다 낮은 약 1,800만대 팔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바람에 시장조사업체들은 갤럭시S6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 전망 또한 5,000만대에서 4,500만대로 낮추고 있다.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가 주춤한 이유는 전세계 시장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고가폰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경쟁업체인 애플의 견제가 심하다. 애플 아이폰6 시리즈는 출시 1년이 다가오는 지금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 1위다.
삼성전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저가 제품 출시를 확대했지만 많이 팔아도 이익이 많이 남지 않고, 중국과 인도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아울러 인기가 높은 갤럭시S6엣지는 생산 부족 때문에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완만한 회복세, 3분기도 이어질 듯
다만 1분기보다 상황이 나아진 점이 긍정적이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87%, 15.38%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으로 뚝 떨어졌던 영업이익은 4분기에 5조2,900억원으로 올라섰고 1분기와 2분기 연속 상승세를 탔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반도체의 선전이 큰 기여를 했다. 2분기에도 휴대폰의 부진을 메운 것은 반도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D램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이 경쟁업체들을 압도한다. 또 1분기 1,400억원 적자를 냈던 가전 부문도 TV부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2분기 소폭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3분기 실적이 중요해졌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5를 비롯한 하반기 전략 제품이 9월 전후로 출시될 예정이고 반도체 부문 강세도 계속돼 영업이익 회복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신형도 3분기에 나오고 LG전자 등 경쟁업체들 역시 신제품을 쏟아낼 전망이어서 휴대폰 부문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성장보다 수익성을 확보해 이익이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삼성전자가 뚜렷하게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이외에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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