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로6 신형 디젤엔진 탑재 차량에서 엔진오일 이상 증가로 품질 논란에 휩싸였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이와는 반대로 최근 일부 차량에서 엔진오일 이상 감소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91cc 가솔린 직분사 엔진(GDI, Gasoline Direct Injection)을 탑재한 아반떼(MD) 차량에 집중된 해당 문제는 일부 차주들을 통해 관련 동호회에서 정보가 공유되고 정비소에서 꾸준히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현대차는 명확한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 결함 의혹을 키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는 아반떼 엔진오일 감소와 관련된 결함 신고가 최근까지 꾸준히 늘고있다. 올 1월에만 아반떼 엔진 관련 접수는 14건으로 지난해를 포함 해 지금까지 총 30여건이 등록됐다. 해당 현상은 2011~2013년 출시된 1.6 GDi 엔진 탑재 모델에 집중됐다.
2011년형 아반떼 1.6 소유주 김 씨는 “차체 어디에도 엔진오일 누유는 없지만 오일이 감소하고 있으며 동일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GDi 엔진 차량의 전반적인 결함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반떼 소유주 김 씨 역시 “엔진 경고등이 뜨더니 오일량이 줄어들었다. 새로 오일 교환 후 2,000km 주행 후 확인하면 또 오일이 줄고 계속 반복 중이다. 엔진오일 감소 및 엔진 떨림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2013년형 아반떼를 소유한 박 씨는 “가속페달을 밟거나 오르막에서 엔진에서 쇠가 갈리는 소리가 발생한다”며 “엔진오일을 보충해서 운행 후 경고등이 들어와 자가 체크를 해보니 전혀 엔진 오일이 찍히지 않고 경고등 들어오는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라고 주장했다.
2011년형 아반떼 소유주 함 씨는 “차량이 비정상적으로 엔진오일을 소모한다. 외부로 누유 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엔진오일을 먹는다. 2,000km를 주행하면 완전히 채운 엔진오일이 바닥을 찍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센터에서는 ‘이런 수준이 정상범주에 해당한다. 아무 문제 없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되풀이 한다”며 “트렁크에 엔진오일을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충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히 엔진오일이 소모가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고속주행 때 시동이 꺼질까 두렵고 무섭다”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DI 엔진은 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해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기존 엔진보다 연소실 온도가 높다”며 “고온을 실린더가 버티지 못하거나 열 배출을 원활히 하지 못할 경우 실린더가 팽창하고 변형된 실린더 내부를 피스톤이 지나며 흠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엔진오일 감소의 원인으로 실린더 내부 흠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GDI 엔진과 관련된 결함 의혹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기아는 지난해 10월 일부 언론을 통해 GDI 엔진 결함이 제기되자 ‘고객 신뢰 제고’를 명목으로 쎄타2 2.4 GDi, 2.0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엔진(숏 블록 어셈블리) 보증 기간을 기존 5년 10만km에서 10년 19만km로 연장 조치를 취했다. 다만 대상 차량을 현대차 쏘나타(YF), 그랜저(HG), 기아차 K5(TF), K7(VG), 스포티지(SL)로 제한했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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