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위, 경찰청 국감서
부검ㆍ과잉진압 여부 설전
李청장 “유족에 위로 말씀”
경찰 “사과 의미는 아냐”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고 백남기씨 부검과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씨 부검과 관련, “물대포로 인한 외상이라는 사인이 명확함에도 부검을 시도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부검시도는 공권력에 의해 한번 희생된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백씨 사망 당일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박남춘 더민주 의원이 지난해 11월 14일 백씨 부상 당시 4초 가량 경고살수를 했다는 경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시하며 “(경고살수가) 찔끔 나오고 끝난다. 왜 자꾸 거짓말을 하느냐”고 질타하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궁색할 정도로 짧게 한 건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고 당일 경찰 상황속보에 대해 이 청장이 “보통 상황 속보는 보고 이후 폐기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정우 더민주 의원은 “경찰청이 ‘해당 상황보고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회신했지만 경찰이 상황보고를 1보부터 20보까지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돼 있다”며 “위증으로 처리해 달라”고 여야 간사에게 촉구했다.
반면 윤재옥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건 법치주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청장은 “유족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대화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절차와 방법에 있어 제한을 둔 것일 뿐 영장이 발부된 이상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영장 집행을 위해 주로 경찰이 (유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원이 부검영장을 발부한 건) 유족들과 협의하고 노력하라는 취지로 ‘조건부 영장’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청장은 국감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유명을 달리하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백씨 사망 이후 경찰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애도를 표한 건 처음”이라면서도 “사과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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