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특허 출원은 21만건
美·日·EU 이어 2년째 세계 4위
"지식재산 보호 정책 필요"
우리나라 특허 신청 건수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많지만 특허권 보호 수준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힘들게 확보한 특허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뜻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총 21만여 건으로 2년째 세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지식재산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뿐이다. 우리는 지난해 상표 출원 역시 15만여건으로 세계 7위, 디자인 출원은 6만5,000여건으로 세계 3위에 각각 올랐다.
하지만 특허권 보호 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48위였던 우리의 지식재산 보호 순위는 지난해 68위로 급락했다. 이전에도 높지 않았던 순위가 1년 만에 20위나 떨어졌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역시 우리의 지식재산 보호 순위를 2013년 40위에서 지난해 41위로 한 단계 낮춰 잡았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특허 등 지식재산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작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문가들은 지식재산 가치를 높여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보호정책과 함께 일관성 있는 경쟁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율적인 경쟁을 활성화하는 경쟁법은 발명가들이 기술적 혁신을 통해 특허를 받고 판매 독점권을 획득하도록 만드는 기본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지난달 경쟁법 전문지 GCR이 개최한 ‘GCR라이브’에서도 지적됐다. GCR라이브는 전세계 다양한 지역의 특허 및 경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 데 모여 경쟁법 관련 주요 현안을 토론하고 해결법을 모색하는 행사다.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김성근 공정거래위원회 국제협력과장, 스티븐 헤이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스콧 키에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황 고려대 법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 보호가 뒷받침돼야 하며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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