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들마저 진영논리 빠져 공격”
대연정 비판한 문재인에 직격탄
“막연한 주장, 집권 땐 어쩔 건가”
영남권 토론회서도 문재인 몰아세워
“안희정은 안철수에 확실한 승리”
‘文 위기론’ 부각시키며 공세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안희정 충남지사가 28일 추격의 분수령이 될 충청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를 또 한번 정면 가격했다. “흑백논리에 갇힌 적폐청산으로는 결코 새 시대를 열지 못한다”며 문재인식 적폐청산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다. 이른바 ‘문재인 공포증’을 갖고 있는 중도 보수 성향의 민주당 바깥 지지층을 공략해 막판 반전을 모색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느 한쪽이 옳고 한쪽이 사악하다는 이런 정치는 결국 상대방 뺨 때리기 게임을 못 벗어난다”며 “적폐청산 제1호는 이분법적 진리관이다”고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경선 기간) 제 정치 인생의 소신과 신념, 의리와 충성의 역사가 의심 받고 오래된 동지들마저 선거의 진영 논리로 공격했다”며 문 전 대표와 문재인 캠프를 비판했다.
안 지사의 메시지는 전날 호남 연설에서 문 전 대표가 대연정을 거듭 비판한 데 대한 반박 성격으로 보인다. 특히 충청과 영남, 수도권 등 남은 경선 지역에 합리적 중도와 보수 성향 지지자가 적지 않은 만큼 대연정 등 안희정 트레이드마크가 더 크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각을 세운 측면도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대연정에 대한 호감도가 낮았던 호남과 반대로 전체 선거인단의 60% 정도가 몰려 있는 수도권 등 남은 지역에서는 대연정의 가치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영남권 토론회에서도 문 전 대표를 향해 여소야대 의회 구조를 극복할 방안이 있는지 따져 물었다. 안 지사는 “국민의 힘으로 맞서야 한다는 문 전 대표의 주장은 너무 막연하다”거나 “선거 시기라 부적절하다고 하는데, 집권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몰아 세웠다. 문 전 대표는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며 답변을 흐렸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지사 캠프는 문재인 대세론의 허상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기조를 잡았다. 특히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비문연대의 대항마로 급부상하자 “문재인은 안철수에 질 수도 있지만, 안희정은 안철수를 확실히 이길 수 있다”며 ‘문재인 위기론’을 부각시키는 공세적 전략으로 돌아섰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안철수가 치고 올라오면 문재인으로는 안 되겠다는 불안한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며 “누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부각시키면 막판 반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캠프 의원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의 경선은 이제 대세론 대 본선경쟁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 경선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지사 캠프 측에선, 과반 득표를 최대 목표로 잡고 있지만 문 전 대표 측의 조직세도 만만치 않아 “팽팽하게 갈 것이다”는 게 양측 캠프의 중론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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