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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늘어나는 관광객 감당 못해” 성수기 앞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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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늘어나는 관광객 감당 못해” 성수기 앞 시름

입력
2018.06.04 18: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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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200만명 방문할 전망

자연 파괴ㆍ인프라 부족 등 문제

그리스 남동부 해안에 자리한 인구 1,300여명의 아스티팔라이아섬. 신화 연합뉴스
그리스 남동부 해안에 자리한 인구 1,300여명의 아스티팔라이아섬. 신화 연합뉴스

관광 대국 그리스가 여름철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시름에 빠졌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관광객이 그리스를 찾을 것으로 예고되면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영국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올해 3,200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그리스로 향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인구(약 1,100만명)의 3배에 가까운 수치인 데다 역대 최고치다. 그리스의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3년간 매해 200만명씩 증가해왔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아시아 국가의 부유한 신흥 중산층이 그리스로 몰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광업 활성화 자체는 그리스 정부가 일부 바라던 일이기도 하다. 그리스 당국은 그간 관광 서비스 개선에 힘쓰는 동시에 자국을 사계절 관광지로 홍보했고, 지난해 9월 수도 아테네와 중국 베이징 직항 노선도 개설됐다. 그리스 국민 5명 중 최소 1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관광업은 그리스 외화벌이의 4분의 1 가까이 차지한다. 가디언은 “관광업은 국가 부도 사태와 싸워 온 그리스 경제를 구명해 준 중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 속도로 그리스의 자연을 해칠 만큼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게 문제다. 주요 관광지인 소도(小島)에 수백만명 관광객이 몰리면서 자연과 천연자원이 파괴될 가능성이 커졌고 도로와 전력, 숙박시설 등 현재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유명 환경운동가 니코스 크리소겔로스는 “계속해서 관광객을 늘릴 순 없다”며 “(관광객) 숫자에만 집중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관광업 모델 개발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큰 부메랑이 될 위험이 있다”고 호소했다. 현지 관료들 사이에서 관광객 급증이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국지적으로 응급조치는 취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에게해 남부 산토리니섬의 경우 지난해 1박 기준 방문 550만건을 기록하자, 니코스 조르조스 시장이 나서 크루즈선을 통한 하선 인원을 하루 8,000명으로 제한했다. 조르조스 시장은 “관광객이 소비할 물을 조달하기 위해 수많은 담수 공장들을 (산토리니섬에) 세워왔고 그리스 최대 담수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5년 뒤에는 이것들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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