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도중 대형 폭발ㆍ총기 난사
정부 “사흘간 국가 애도기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에서 24일(현지시간) 최악의 폭탄ㆍ총기 테러가 발생해 230여명이 숨졌다. 시나이반도는 최근 주요 거점을 모두 잃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활동 지역이어서 이들의 소행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나이반도 북부 엘아리시에서 40㎞ 떨어진 비르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사원에서 금요 예배 도중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뒤이어 무장 괴한들이 사원 안으로 난입해 사람들을 향해 총을 무차별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렸다. 이집트 국영TV는 이날 공격으로 희생된 사람이 235명에 달하고 부상자도 12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현지 주민과 군 병력들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집트에서 발생한 단일 테러 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에서는 올해 4,5월 기독교 한 분파인 콥트교회와 콥트교도들을 겨냥한 잇단 폭탄 테러로 현재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건 직후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수습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직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IS 이집트지부가 시나이반도 북부를 주된 활동 영역으로 삼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IS 이집트지부는 2013년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후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하다 이듬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이집트 보안군과 경찰 등은 최근까지 IS 격퇴 작전을 수행해 왔으며 지난 3년 간 양측 충돌로 수백명이 사망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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