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7.03 20:00
수정 : 2017.07.04 08:48

“60세 이하 혹은 폐경 후 10년 이내 호르몬 치료, 득이 많아”

등록 : 2017.07.03 20:00
수정 : 2017.07.04 08:48

대한폐경학회, “폐경 후 호르몬 치료, 막연한 오해 말아야”

폐경이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하지만 정작 폐경이 되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사람은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폐경은 여성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폐경이 되면 노화된 여성의 난소가 기능이 떨어져 배란과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40대 중ㆍ후반에 시작되며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통계청 자료(2016)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85.2년인데, 결국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폐경 상태로 보내게 된다. 2030년에는 전체 여성의 43%가 폐경기 여성으로 추정된다.

윤병구 대한폐경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60세 이하 여성이나 폐경 후 10년 이내라면 호르몬 치료가 득이 실보다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르몬 치료하면 유방암 걸린다’는 오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여성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폐경돼도 70%가 병원 찾지 않아”

폐경이 되면 여성의 신체와 정신이 급격히 변화를 겪는다. 그래서 사람은 남성, 폐경 전 여성, 폐경 후 여성이라는 3개의 성(性)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폐경 초기에는 수면장애,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발한, 배뇨장애, 성교통, 관절통,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안면홍조가 폐경기 여성의 70%가 경험할 정도로 가장 흔한 증상이다. 얼굴을 붉히는 수준에서 심하면 잠에서 깰 정도다. 또한 급격한 에스트로겐 감소로 뼈 흡수가 점점 빨라져 골량이 많이 손실되면서 골다공증이 생긴다.

질(膣)이 좁아져 성교할 때 아프고 요도 점막이 위축돼 다양한 배뇨증상이 나타난다. 우울감을 느끼거나 흥분, 심한 감정 기복이나 자신감 상실, 집중력 저하, 고독, 불안, 신경과민, 권태감 등도 생길 수 있다. 또한 호르몬 영향으로 발생하는 고혈압으로 인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져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도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폐경 여성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있다. 대한폐경학회가 45~65세 여성 2,330명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폐경 여성이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면서도 70%가 병원을 찾지 않았다. 이들은 식이요법과 운동(36.5%), 호르몬 치료(19.7%), 건강기능식품(11.4%) 순으로 증상개선에 나섰다.

신정호 대한폐경학회 홍보이사(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많은 여성이 폐경이 돼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데 이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에 걸린다’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펴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이사는 “한국 여성에게 유방암은 폐경 이전인 40대에 많이 발병하는데, 이 시기는 호르몬 치료와 관계없다”며 “반면 서구 여성들은 호르몬 치료를 받은 60대에 유방암을 가장 많이 걸리기에 우리 현실과 전혀 다르다”고 했다.

“건강기능식품, 폐경 치료에 도움 안 돼”

폐경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호르몬 치료다. 윤 학회 회장은 “올바른 폐경 치료법으로 호르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건강기능식품은 폐경 예방과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부족한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치료는 폐경 증상을 완화하고 비뇨생식기계 위축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호르몬 치료는 폐경 후 피부 탄력과 두께를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고, 대장암 발병률을 줄인다. 다만 60세를 넘긴 여성은 골절 예방 목적으로만 호르몬 치료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호르몬 치료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 등 다양한 방법이 쓰여져 왔다. 최근 기존 치료제 부작용을 줄인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도 새로운 치료옵션이 되고 있다.

한 때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을 5년 이상 지속한 환자에서 유방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늘었다’(2010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는 등의 연구결과로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북미폐경학회(NAMS)는 지난해 10월 “60세 이하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 여성에서 호르몬 치료는 득이 실보다 많다”고 결론지었다.

NAMS위원장인 조앤 핀커턴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는 “2012년부터 발표된 호르몬 치료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학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과거보다 호르몬 치료가 더 안전해졌다”고 했다.

신 학회 홍보이사는 “자궁을 가진 일반 여성에게 쓰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은 유방암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위험성이 너무 과장돼 있다”며 “호르몬 치료 후 7년 정도 지나면 위험성이 늘어나지만 연간 1만명 당 3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자궁을 절제한 여성에게 사용하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유방암을 오히려 줄인다”며 “자궁을 절제한 여성이 유방암 걱정으로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보면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서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