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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난사범, 성소수자에 극단적 혐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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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난사범, 성소수자에 극단적 혐오감”

입력
2016.06.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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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지해 온 아프간계 부친

“이번 범행은 종교와 무관하다”

전 부인 “툭하면 때렸다”

옛 직장 동료 “항상 살인 언급”

지인들은 정신 불안도 지적

12일 올랜도의 게이클럽 펄스에서 총기난사를 벌이다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마틴. 연합뉴스
12일 올랜도의 게이클럽 펄스에서 총기난사를 벌이다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마틴.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테러 범인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29)으로 밝혀졌다. 미 정보 및 안보 당국은 마틴과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연계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그가 평소 성소수자에 대한 극단적 혐오감을 드러냈다고 증언해 이번 참사의 배후나 동기를 둘러싼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마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최근에는 플로리다 포트 세인트 루시에 거주해왔는데, 올랜도에서 남동쪽으로 125마일(약200㎞) 가량 떨어져있다. 2009년 결혼했으나, 아내를 구타하는 등 가정 폭력 때문에 처가에 의해 곧바로 별거 상태에 들어가 2011년 이혼했다. 현지 경찰은 마틴이 민간업체에서 사설 경비요원으로 일한 경력도 있다고 밝혔다.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는 경비요원 출신인데다가 전과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마틴은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당국 제재 없이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의 부친인 미르 세디크는 스스로를 아프가니스탄의 거물 정치인으로 행세했으며, 공공연히 탈레반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 또한 급진 이슬람주의에 심취해 몇 년 전부터 사우디의 메카를 참배한 사실도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또 마틴이 직장 동료들에게 ‘IS와 유대를 맺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2013년 한차례 조사를 벌였고 2014년에는 플로리다 출신 테러리스트와의 접촉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미 안보 당국은 가족력과 마틴의 행적 등을 토대로 마틴의 범행과 IS연계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마틴의 가족이나 친지들은 마틴의 범행을 IS나 종교와 상관없는 동성애 반대와 연결시켰다. 마틴의 부친인 세디크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은 종교와는 상관없다"면서 성소수자인 이른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분노라고 주장했다. 세디크는 최근 아들과 마이애미 다운타운에서 만난 장면을 소개하면서 “그 자리에서 아들은 두 남자가 키스하는 것을 보고 뚜껑이 열렸다"고 말했다. 마틴은 또 두 남자가 키스하고 서로 몸을 만지는 것을 보고 "저것들 봐라. 내 부인하고 아들 앞에서 저 짓을 하고 있네"라고 분개했다고 한다.

마틴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정신적 불안정성과 폭력 성향도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마틴과 함께 보안업체 G4S에서 일했던 전(前) 직장동료 대니얼 길로이의 증언을 인용해 마틴이 범행 전 항상 살인을 언급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길로이는 인터뷰에서 "사건이 충격적이지 않았다. 곧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마틴은 항상 사람을 죽이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마틴의 전 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들어와 그냥 빨래가 다 되지 않았다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때렸다"며 그의 폭력성을 집중 고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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