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힘을 모으기 위해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7인의 야권 주요 대선 주자들은 20일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정국 이후 처음으로 모여 국정 혼란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야 3당 대표는 17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박 대통령 퇴진 운동에 공조키로 하는 등 4개항에 합의하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야권은 지난 3주 동안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된 박 대통령 퇴진 요구 민심에도 불구하고 제각각 움직였다. 그러면서 구체적 대안을 만들지 못해 박 대통령의 버티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비판 여론이 커지자 야권이 일단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이날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해 야권 유력 대선 주자 6명에게 20일 오찬 회동을 제안했다. ‘7인 회동’의 참석자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안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다. 이들이 회동에서 하야, 탄핵 등 향후 정국 수습 방안의 갈피를 잡는다면 야권을 중심으로 한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추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 제안과 철회 과정서 갈등을 빚었던 야 3당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공동 목표로 범국민 서명운동 전개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검찰에 촉구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추천에 적극 공조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해 시민사회와 협력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야 3당 대표들은 19일 촛불집회는 각 당 계획에 따라 독자적으로 참여하고, 당장 ‘탄핵 카드’보다는 퇴진 운동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와대 영수회담, 비상기구 구성, 총리 추천, 대통령 퇴진 로드맵 등은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논의조차 못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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