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강원도 “힘 있는 도지사 필요” “당보다 정책ㆍ인물”

알림

강원도 “힘 있는 도지사 필요” “당보다 정책ㆍ인물”

입력
2018.06.03 19:36
12면
0 0

민주당 최문순 지지율 65%

한국당 정창수 19.4% 그쳐

동해안ㆍ접경지 ‘샤이 보수층’

북미 정상회담 등 변수로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에서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정창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에서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정창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선에 도전하는 최문순(62)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8년 만에 탈환을 노리는 정창수(61) 자유한국당 후보가 맞붙은 강원지사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23년 만에 집권 여당이 승리하느냐다.

강원지사 선거는 최각규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부터 2014년까지 7차례 대결 모두 여당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2010년 지선과 이듬해 4월 재선거, 2014년 지선 등 보수정부 시절 치른 세 차례 선거에서도 야당인 이광재, 최문순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고 하지만 어느 한쪽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은 셈이다. 강원지사 선거가 ‘여당 후보의 무덤’이란 말까지 나오게 된 이유다.

최초의 여당 당선자에 도전한 최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프리미엄에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더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정 후보는 7년 넘게 지연된 춘천 레고랜드 등 지난 도정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하며 탈환을 벼르고 있다.

현장의 민심 역시 ‘힘 있는 여당 도지사’가 필요한지를 놓고 엇갈린다. 지난 2일 원주시 단계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41)씨는 “평창올림픽을 치를 때처럼 정부와 손발을 맞춰 강원도 무대접 논란을 끝내고 삶의 질을 높여줄 여당후보를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강원도의 정치 1번지라는 춘천 명동을 찾은 강모(52)씨는 “지난 강원도정이 동계올림픽과 일부 복지정책에만 함몰돼 일부 지역과 계층이 소외됐다”며 “당보다는 정책과 인물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교체론을 꺼내 들었다.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2일 강원 속초시내 상점가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문순 후보 캠프 제공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2일 강원 속초시내 상점가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문순 후보 캠프 제공

초반 판세는 최 후보가 다소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 5개 언론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9,6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28일 실시한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1.0%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65%가 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19.4%였다. 인지도에서 앞선 현직 도지사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강릉과 동해, 삼척 등 동해안 벨트에 숨어 있는 ‘샤이 보수’가 얼마나 될 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해안 지역은 지난해 5월 치러진 장미대선에서 속초를 제외한 강릉ㆍ동해ㆍ삼척ㆍ고성ㆍ양양 등 5곳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앞설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다.

이를 의식해 두 후보 모두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승부처인 동해안을 찾았다.

최 후보는 고성 간성읍 5일장과 속초 동명항 건어물 거리, 중앙시장 회타운, 삼척에서 강릉~고성 제진 동해북부선 철도 조기 착공을 비롯해 금강산 관광재개 및 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 청년과 노인 일자리 확대 등을 약속했다. 최 후보는 “한반도 평화시대에 발 맞춰 남북 교류의 전초지기를 만들면 강원도는 저절로 교통의 요충지가 되고 물류와 관광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지사 후보가 3일 강릉 성남중앙시장을 찾아 상인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창수 후보 캠프 제공
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지사 후보가 3일 강릉 성남중앙시장을 찾아 상인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창수 후보 캠프 제공

정 후보도 원주에서 강릉 주문진 어시장, 남대천 새벽시장까지 영동선을 따라 유세에 나섰다. 최문순 도정의 경제 무능 심판과 함께 권역별로 특화된 관광산업을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이른바 ‘방문자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동해안을 관광ㆍ물류 허브로 육성하고 강릉선KTX 동해연장, 강원랜드 이익금 지역 배분율 상향을 통해 균형발전을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와 한국당은 “동해안과 접경지의 밑바닥 표심은 여론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가 있다”며 중장년 보수층을 결집시키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 후보와 민주당은 “그 동안 보수정당을 지지했던 동해안 표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망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휴전선과 맞닿은 화천과 양구 등 6곳 접경지역 선거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홍성구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7년간의 도정 심판론에 따른 견제심리가 작용할 지와 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라 수혜지역이 될 수도 있는 동해안과 접경지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