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평양 공연 추진에 앞서 성남아트센터 선뵈
손호영 등 출연… 동학농민혁명 배경ㆍ민초 삶
“더 나은 세상 목소리 높이는 현재와 비슷”
10여 년 만에 북한 평양 공연이 재 추진되는 뮤지컬 ‘금강, 1894’가 다음달 1~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먼저 선을 보인다.
25일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문화재단이 10억 원을 들여 자체 제작한 작품은 신동엽 시인의 장편 대서사시 ‘금강’이 원작이다. 동학농민혁명을 역사적 배경으로 구한말 백성들의 삶과 가슴 아픈 사랑, 그들의 한(恨)을 그렸다. 작품은 지난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기를 맞아 가극으로 처음 제작돼 제1회 민족예술상을 받았고, 2005년 6월에는 평양 봉화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남북 화해의 물꼬를 텄다.
성남문화재단이 가극 금강을 역동적으로 다듬은 뮤지컬 ‘금강, 1894’는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힘겨웠던 백성들의 삶과 한, 외세에 둘러싸인 조선의 위기, 가슴 아픈 사랑 등을 담아낸다. 혼돈의 역사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생명을 이어가는 그 시절 평범한 사람들의 외침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현재의 우리들과도 비슷해 더욱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로 지난해 더 뮤지컬 최고의 창작 뮤지컬상을 수상한 김규종이 지휘봉을 잡고, 뮤지컬 ‘프랑겐슈타인’, ‘모차르트’ 등으로 잘 알려진 이성준이 작곡 겸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룹 GOD 멤버 손호영을 비롯해 이건명, 양준모, 박지연, 박호산 등이 출연한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2일 뮤지컬 ‘금강, 1894’의 북한 공연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에 관한 포괄적 협력 이행 협약’을 (사)통일맞이와 맺었다. 시는 이 작품을 내년 상반기 또는 10ㆍ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이 되는 같은 해 10월4일에 맞춰 평양에서 공연하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한다는 구상이다. 평양 공연 때 이산가족 관람단의 방북(方北)도 논의한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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