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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조 초과수익… 한전, 저유가 혜택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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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조 초과수익… 한전, 저유가 혜택 독식

입력
2016.1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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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1000억 늘었는데 수입 1조↑

3년간 저유가 불구 소비자 소외

“전기료에도 원가연동제 도입해야”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전력 판매로 55조490억원에 이르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구입해 국내에 판매한 총 전력의 원가(총괄원가)보다 4조원 이상 많아 초과 수익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전이 올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는데 쓴 구입전력비는 1조1,1700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전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전기요금 관련 원가 정보에 따르면 올해 총괄원가는 50조9,916억원으로, 지난해 50조8,552억원보다 1,36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총수입은 지난해(54조914억원)보다 9,576억원이나 늘어났다. 총괄원가에 비해 총수입 증가 폭이 훨씬 큰 데 대해 한전 관계자는 “2013년 11월 이후 전기요금 조정은 없었다”며 “전력 판매량이 늘며 전체 수입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저유가가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한전이 판매한 전력의 총량은 2014년 47만7,592기가와트시(GWh)에서 지난해 48만3,655GWh, 올해 49만4,422GWh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는데 쓴 구입전력비는 2014년 47조46억원, 지난해 43조4,242억원, 올해 42조2,506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실제로 한전이 총괄원가 산정 기준으로 잡은 유가는 2014년 배럴당 104달러에서 올해는 41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구입전력비는 총괄원가의 82.9%를 차지한다. 구입전력비가 감소했는데도 총괄원가가 커진 것은 인건비와 관리비, 기타 경비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전의 총수입을 전력 판매량으로 나눈 평균 단가(적용단가)는 올해 킬로와트시(㎾h) 당 111.34원이다. 지난해와 2014년 적용단가는 각각 111.84원, 112.93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한전은 적용단가를 토대로 주택용, 산업용 등 용도별 전기요금을 매긴다. 구입전력비는 줄었는데 적용단가는 유지되며 한전의 초과 수입은 크게 늘었다. 한전이 이날 공개한 총괄원가 항목들로 계산하면 한전이 전력을 판매했을 때 얻은 초과 수입은 1㎾h 당 2014년 0.07원, 지난해 6.7원, 올해는 8.21원이나 됐다. 지난 3년간 저유가의 혜택이 대부분 한전의 초과 수입으로 돌아갔고, 정작 소비자들은 전혀 수혜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한전의 구입전력비엔 이미 유가의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며 “전기요금에도 장기적으로 연료비(원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가스요금에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되고 있어 연료비가 일정 기준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2개월마다 요금을 조정하고 있다.

용도별 전기요금 원가 공개 요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대해 “규정상 공개 의무가 없고,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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