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 8명의 전원 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민간인 최순실(61) 일당에 넘기며 직권남용 등을 저지른 그에게 대통령직을 더 이상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역사적 결정 뒤에는 부패한 권력의 심판을 염원하는 국민이 있었다. 지난해 10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최순실씨의 도움을 받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최순실게이트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유보적 태도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결국 대국민사과 4일 후인 지난해 10월 29일 제 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후 불과 3번째 촛불집회만에 참가인원은 100만명을 넘었고,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2주 전인 지난해 12월 3일 6차 촛불집회엔 최대인원인 230만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뒤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3월 4일 제 19차 촛불집회 기준 누적 참여인원은 1,577만 여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촛불집회’라는 진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화시위로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린 주권자의 기적일 것이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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